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국민일보 DB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이 불거졌다. 처음이 아니다. 한밤중 자택에서 쓰러져 병상에 누운 2014년 5월 11일부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돌았다. 증권사 사설정보지나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 회장 사망설이 유포될 때마다 삼성전자 주가는 요동쳤다. 11일 코스피도 그랬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1시30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244만2000원)보다 2만1000원(0.86% 포인트) 하락한 24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사상 최고치였던 287만6000원을 찍은 뒤 계속되는 하락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장 초반 상황은 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폭락한 뒤 순식간에 반등해 246만3000원(0.86% 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최근 나타나지 않았던 급격한 곡선이 그래프에 그려졌다.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오전 10시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4만원 넘게 빠져나갔다. 현재는 보합세로 들어갔다. 이 회장 사망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 사망설은 전날 밤부터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삼성 11시 이건희 사망 발표’ ‘삼성의료원에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도착’ 등의 글이 유포됐다. 삼성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 회장은 5년째 병상에 있다. 2014년 5월 10일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쓰러졌다. 곧바로 인근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어렵게 고비를 넘겼다. 이튿날 새벽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스탠드 시술을 받은 뒤 20층 VIP병실에 입원했다. 이 회장은 지금도 이 병실에 누워 있다.

이후 이 회장 사망설은 수시로 나돌았다. 삼성 주가는 그때마다 요동쳤다. 대부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재용의 삼성’으로 경영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해지면서였다. 사망설이 허위로 밝혀지면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연간 300조원이 넘는 매출의 거대 기업 경영권이 이전되는 작업인 만큼 한국을 넘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회장의 사망설이 떠돌 때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주가가 요동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작전세력’의 주가조작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의 사망설이 떠돌았던 2016년 6월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2.08%포인트 상승했다. 당시 삼성 계열사 주가는 대체로 1~3%포인트씩 올랐다. 삼성물산의 경우 4.68%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 이튿날부터 시행된 공매도 공시제를 앞두고 물량을 처리하려는 ‘세력’의 움직임이라는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한국거래소는 당시 이 회장의 사망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삼성에 요구했고, 삼성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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