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경비원을 해고키로 한 서울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에 대해 부당해고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노동부 조사를 시사했다. 청와대는 장하성 정책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고 최저임금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구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달 초 경비원 94명 전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청와대의 판단은 달랐다. 청와대는 당초 장 실장이 직접 이곳을 찾아 입주자 및 경비원과 간담회를 갖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부당해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계획을 수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1일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대량 해고 사태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아닌 다른 근무여건 문제로 보인다”며 노동부의 조사 필요성을 거론했다.

대신 장 실장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청소노동자를 아르바이트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고려대를 찾아 간담회를 열었다. 장 실장은 2시간40여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학교와 노동차 측 의견을 들은 뒤 학교 측의 노력을 당부했다. 고려대는 장 실장의 모교다. 장 실장은 청소노동자들에게 “도깨비방망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뿐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노력하겠다”며 학교와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정부 정책 집행 사항을 점검하는 것은 전례가 드물다. 청와대 TF는 앞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계층을 면담해 인상 효과를 홍보하는 한편 부당한 비판에는 적극 대응하는 투 트랙 기조로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TF는 하청업체를 비롯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고용 취약계층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부당한 정책 비판에는 적극 대응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최근 잇단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보도를 접하고 “이런 보도들이 사실에 맞느냐”며 점검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부처 장관들이 직접 최저임금 인상 수혜자들을 만나 격려하고,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한 분들은 사회에서 힘 없는 계층이다보니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과 수혜계층의 적극적인 홍보, 대기업만 대변하는 지나친 비판에 대한 견제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TF는 청와대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 등으로 구성됐다. TF는 매일 오전 회의를 열어 최저임금 상황을 점검하고 각 부처와 관련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가 별도의 일자리안정 점검팀을 만들 것을 지시했었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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