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을 살펴보는 유가족의 모습. 뉴시스

“죽겠어요. 빨리빨리….”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현장 희생자 최후 육성이 공개됐다. 11일 유가족대책위원회가 공개한 김모씨 휴대전화에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4시7분부터 4시20분까지 희생자로 추정되는 여성 A씨와 경찰관의 통화 내용이 녹음됐다.

김씨는 당일 오후 4시3분 6층에 있던 부인과 4분가량 통화했다.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통화가 연결된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을 통제하던 경찰관에게 전화를 바꿔줬다. A씨는 첫 통화에서 “연기가 너무 많이 들어와요, 혼자 있어요”라고 했다. 경찰관은 위치를 확인하는 대화를 몇 차례 나눴지만 다급한 현장에서 대화를 제대로 이어갈 수 없었다.

A씨는 2분30초부터 1분여 동안 “죽겠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빨리빨리”라며 계속 경찰관을 찾았다. 3분30초가 지났을 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경찰관이 답했고, A는 “창고 같아요”라고 말해 위치를 알렸다.

경찰관과 대화는 그게 마지막이었다. 당시 경찰관은 전화기를 끄지 않은 채 분주한 현장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5분20초쯤 혼잣말로 “여보세요”라는 외마디를 남기고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거친 숨만 내쉴 뿐이었다.

전화기에는 화재 현장을 지켜보는 피해자·희생자 가족의 목소리도 담겼다. 김씨의 아들로 추정되는 남성은 “엄마 어디 있어”라며 절규했고, 김씨는 “유리창을 못 깨서 엄마가 죽었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유리창을 못 깨면 어떡해”라고 울부짖었다.

이 와중 화재 현장에 있던 A씨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통화 13분여 만인 오후 4시20분경 짧은 숨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는 끊겼다.

유가족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소방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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