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방송에 출연하는 ‘스타’ 전문가를 매수해 주가를 조작하고 시세차익을 챙긴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존'이란 별명으로 통한 이 ‘전문가’는 알고보니 고졸 텔레마케터 출신이었다. 올해 22세인 그는 증권방송 텔레마케터로 일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주식 전문가로 변신해 증권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문성인)는 증권방송 전문가를 통해 허위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려 수십억원 차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로 코스닥 상장사인 A사 대주주 장모(34)씨와 B사 부회장 진모(52)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작전’에 가담한 증권방송 전문가 김모(22)씨와 브로커 왕모(51)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A사와 B사는 지난해 브로커 왕씨를 통해 김씨에게 자사 주가를 띄워 달라는 의뢰를 했다.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듣는 회원들에게 “이번주 금요일 수급 친다” 등의 발언을 하며 두 회사 주식을 매수하도록 부추겼다. 방송 이후 A사 주가는 한 달 반 사이 5110원에서 1만6900원으로 3배 이상 뛰었고, 장씨는 이를 이용해 22억원 부당이득을 챙겼다. B사 주가도 1040원에서 1480원으로 올랐다. 왕씨는 사례비로 총 5억5000만원을 받아 이 중 2억3500만원을 김씨에게 넘겼다.

‘○○지존'이란 별칭으로 불린 김씨는 업계에서 유명한 스타 증권 전문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증권방송사에 텔레마케터로 입사했고, 입사 4개월 만에 증권 전문가로 변신했다. 김씨는 이후 8개 인터넷 증권방송에 출연하면서 700~800명의 유료회원을 거느린 거물로 성장했다. 구속되기 전까지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무자격 증권방송 전문가들이 자신이 사놓은 종목을 매수토록 추천해 주가를 상승시킨 차익을 취하고 있다”며 “감독기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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