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짜리 카드 계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15일 올라온 게시물입니다. 작성자는 “혹시 점원이 싫어할 이유가 있나요?”라고 마트 등에서 계산원으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는 점원들이 속으로 “500원도 카드로 계산하네”라고 생각할지 궁금해했습니다. 업주가 아니라면 말이죠.

댓글은 “가게 주인만 아니라면 관계없다” “카드가 편해서 좋다”는 내용 일색이었습니다. 점원 입장에서는 거스름돈을 주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는 겁니다. 또 눈치 주는 점원도 없었다는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그럼 업주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소액 신용카드 결제가 일상화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카드수수료를 카드사용자가 내게 해 주세요’라는 청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같은 제목의 청원은 지난 7일 4000여명의 동참으로 종료됐습니다. 이 청원 마감도 2주 남짓 남았는데요. 서명한 시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청원인은 “카드결제가 매출의 95%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카드사용자는 세금감면 혜택을 받고 있지만 자신과 같은 영세 사업자는 수수료만 물고 있어 고통이 크다”며 수수료는 카드 사용자가 부담하게 해달라고 청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신용카드 매출액은 564조원입니다. 평균 카드수수료율(1.85%)을 계산하면 자영업자가 지난해 지불한 카드수수료는 10조434억원 가량되는데요. 이중 일부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카드수수료 문제는 영세업자들의 숙원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소상공인 가맹점의 신용카드수수료율을 매출구간에 따라 0.7% 포인트씩 인하(현재 연매출 3억원 이하는 0.8%, 3~5억이하 1.3%)한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영세업자들은 수수료율 인하에 그칠게 아니라는 거죠.

사실 일부 영세업자들은 이미 카드수수료를 구매자에게 일정부분을 부담케 하고 있습니다. 현금결제를 하면 깎아주는 형식으로 말이죠. 소비생활을 하면서 자주 경험하게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가격에 카드수수료까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금가와 카드를 냈을 때 가격이 다르니까요.

500원, 1000원 소액 결제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도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만약 업주가 500원짜리 상품을 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을 대했다면 언짢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업주가 아닌 점원의 속마음을 물었겠지요.

사실 이 문제는 정부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논의된 사안입니다. 택시나 영세 상점 등에서 사용자가 1만원 이하 소액을 결제할 경우 수수료를 면제하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 개정법률안(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현재 국회에서 1년째 계류 중입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돼야 점원이나 업주 눈치 볼 필요없이 소액 카드결제를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아직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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