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대한뇌전증학회 회장

뇌졸중, 치매, 뇌전증, 뇌염,등 긴급하고 위중한 뇌질환을 진료하는 신경과에 큰 진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뇌졸중은 발생 후 수시간내에 치료제를 투여하면 회복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평생 팔다리의 마비, 언어장애로 살아야 한다. 뇌전증중첩증(경련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현상)은 10분이내에 조절하지 못하면 심각한 뇌손상이 발생한다.

지난 5년간 보건복지부의 지나친 신경과 전공의 감원으로 대부분 대형 병원의 신경과 전공의 TO가 1명이다. 미국, 일본, 유럽에 비하면 1/5이다. 5-10명이 해야할 진료를 1명이 어떻게 하겠나. 전공의는 업무 과중으로 매우 힘들어하고 있고, 신경과 전문의 수련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

연차별 1명 전공의가 응급실, 입원실을 지키다 보면 외래 진료와 각종 신경과 검사에 대하여 배우고 수련할 시간이 거의 없다. 공부나 연구할 시간은 꿈도 꾸지 못한다. 환자들이 최고 병원이라고 생각하고 찾아가는데 전공의 부족으로 최저 진료를 받고 있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였다. 5개의 상급종합병원은 1차 전공의 모집에서 TO가 한명인 신경과 전공의를 뽑지 못하였다. 1년차 신경과 전공의가 대형병원에 없게 된다. 더욱이 OO대학병원에는 2,3,4년차 신경과 전공의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모두 그만 두었다. 병원 전체에 신경과 전공의가 없게 된다. 그야말로 대도시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과 입원실은 신경과 전공의 무의촌이 된다.

대한신경과학회는 5개 상급종합병원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에 추가모집을 할 수 있게 하여달라고 요청하였다. 첫 번째 요청에서 거부당했다. 다시 요청했다. 또 거부했다.

이게 말이 되나. 신경과 전공의가 1명밖에 없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결원된 신경과 전공의를 추가로 모집하지 못하게 한다. 응급실을 방문하는 뇌졸중,등 위중한 신경과 환자들과 입원 중인 위중한 신경과 환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회복할 수 있는 뇌졸중 환자가 평생 팔다리 마비로 살게 되면 누가 책임을 지나.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죽으면 누가 책임을 지나. 전공의 추가 모집을 결정하는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무슨 권한으로 1명밖에 없는 신경과 전공의의 추가 모집을 거부할 수 있는가.

병원을 찾아오는 위중한 신경과 환자들이 받을 엉청난 피해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반인륜적 결정하며, 의료현장에 세월호를 보는 것 같다.

반면 응급 환자나 위중한 입원환자들을 진료하지 않는 진단검사의학과, 가정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은 추가 모집을 할 수 있다.

이런 엉터리 보건운영이 어디에 있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뇌졸중, 치매 등 부모세대의 질환을 책임지겠다는 문재인케어에 완전히 반하는 결정이다.

전공의 추가모집을 결정하는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수련환경박살위원회가 되버렸다. 1년차 전공의를 뽑지 못하면 남은 상급년차전공의들의 업무는 더 많아지고 응급실, 입원실 환자들을 보느라 중요한 외래 진찰, 각종 검사 (뇌파, 뇌혈류, 근전도 등)에 대하여 수련을 받을 시간이 없어진다.

게다가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부족이나 결원의 부작용을 더욱 가중된다. 이대로 가면 의료사고의 위험성이 심각하게 증가할 것이다. 이제시간이없다.보건복지부는 몇일내로 전공의 추가모집을 승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백, 수천명의 위급한 신경과 환자들이 회복 불가능한 신체적 피해를 보거나 죽게 된다. 의료현장에 세월호가 오는 것을그냥 보고 있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신경과 전공의를 뽑지 못하게 하여 뇌졸중 등 수많은 위급한 환자들이 피해를 입게 하다니.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의료현장의 세월호를 막아야 한다. 더 이상 아까운 생명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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