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실을 직접 보고받았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수사망이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핵심 측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고리 권력이었던 측근들은 여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전 대통령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하다.

검찰은 최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이 전 대통령을 청와대 집무실에서 독대한 자리에서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실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김 전 실장의 보고 시점은 2008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국정원 특활비 2억원이 전달된 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0년에도 김 전 기획관이 국정원 자금 2억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MB집사’로 불리는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과 40여년간 인연을 이어온 최측근이다. 검찰은 17일 국정원 특활비 4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김 전 기획관을 구속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특활비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도 구속됐다.

이제 이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불법적인 국정원 자금 상납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방조한 것은 아닌지, 직접 지시한 부분은 없는지 등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입장자료를 내고 “내부적으로 점검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은 없었으며 국정원 기조실장이 대통령을 독대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할 위치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10년 만에 다시 수사에 착수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관련 사건에서도 검찰은 김성우 전 다스 사장으로 수사망을 좁혔다. 김 전 사장은 이 전 대통령과 함께 현대건설에서 일한 뒤 1996년부터 12년간 이상은 다스 회장과 함께 다스 공동대표를 지냈다. 그는 다스의 인감을 관리한 핵심 임원이었다. 2008년 특검 조사 때 이 전 대통령 편에 서서 방패막이 돼 줬다.

그랬던 그가 10년 전 진술을 뒤집었다. 김 전 사장은 최근 과거 특검 조사 때와 달리 ‘거짓말하지 않고 진실만 말하겠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검찰에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다스 설립 단계를 보고하고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사장으로부터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서류상 대표로 누구를 앉힐지에 대해서도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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