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19구급대원인 엄마가 피투성이인 딸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아파트 단지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6살 딸을 잃은 소방관 아버지의 호소가 시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아버지는 호소문과 함께 현행 도로교통법 개선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을 냈다. 지난 14일 시작된 청원에는 17일 오후 2시 현재 5만명에 육박하는 시민들이 동참했다.

사고는 지난해 10월16일 오후 7시10분쯤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횡단보도 앞에서 감속하지 않고 달려온 승합차에 치여 6살 여자아이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아이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엄마도 꼬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중상을 입은 엄마는 아이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진 뒤였다.

청원인인 아이 아버지는 “119구급대원인 아내가 자기 딸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아내는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도로교통법 12대 중과실로 적용해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릴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청원인은 딸 아이 사고 이후 가해자들이 보인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가해자들은 사고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전에 예정돼 있었다는 이유로, 또 저희에게 피해 준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갔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의 행태는 청원이 올라오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가해자 가족은 사고를 낸 이틀 뒤 제주도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청원인은 가해자가 법을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는 사유지 횡단보도라는 이유로 12대 중과실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뉘우침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해야 하는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사유지 횡단보도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다시 똑같은 사건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 아이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고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청원인 부부는 딸 아이가 좋아하던 장소라는 아파트 내 광장분수대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18일부터 21일까지 도로교통법 개선을 위한 서명운동과 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들 부부가 아파트 단지 내에 내건 현수막과 추모 공간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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