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밥’ 말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을 꼽을 때 ‘치킨’은 빠지지 않는다.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반대로 울적한 일이 있을 때, 크고 작은 파티를 준비할 때 치킨은 어떤 음식보다 먼저 떠오른다.

치킨을 먹는 과정에서 가장 큰 쾌감을 느끼는 건 ‘배달시킨 치킨이 도착하는 순간’이라지만, 주문할 때마다 ‘얼마나 시킬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어떤 종류의 치킨을 시켜야 하나’보다 더 고민되는 것이 ‘몇 마리를 시킬까’다. ‘1인 1닭’이 트렌드라고는 하나 아무래도 어려울 때가 많다.

페이스북 캡쳐

3년 전, ‘사람 수에 따른 치킨 마리 수’를 분석한 글이 페이스북의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지에 올라왔다. 무려 ‘피보나치 수열’을 적용했다. 이 글은 지금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으며 회자되고 있다. 이제 ‘모두가 인정하는 법칙’으로 받아들여진 상황이다. 이 글에는 “이것이 시작이었다”며 ‘성지순례’라는 댓글도 달려 있다.

피보나치 수열은 이탈리아 수학자 피보나치가 발견한 법칙인데, 앞에 있는 두 수의 합이 바로 뒷 수가 되는 배열을 말한다. 예를 들어 1, 1, 2, 3, 5, 8, 13 등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공식은 f(n) = 1 (n<=2 일 때) f(n) = f(n-2)+f(n-1) (n>2 일 때)이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외우고 다닐 리 만무하다.

이 법칙을 적용하면 1인일 때 1닭, 2인일 때도 1닭, 3인일 때는 2닭, 5인일 때는 3닭, 8인일 때는 5닭을 시키면 된다.

작성자는 “처음 두 값에서는 상당한 오차가 드러나지만 n이 커지면 커질수록 오차는 줄어들고 치킨 수/사람 수가 황금비율로 수렴한다”고 했다. 또한 “피보나치 수열이 자연에서 많이 발견되는 패턴이기 때문에 여기서 치킨이 자연의 법칙에 따르는 진리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게시글 상단에는 ‘#치킨함수구하시고인원수치킨법칙만드실댓글러구해요’라는 태그도 달려 있다.

한 네티즌은 “만날 이렇게 시켜서 먹는데, 하나도 안 남고 적당히 배불러요. 누가 개발했는지 (최고예요)”라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와 이건 정말 서울대 머리 낭비다”라며 폭소하기도 했다. 그 중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부른 것은 “좋은 비율이지만 함정이 있네요. 4인, 6인, 7인은 어쩌죠?”였다.

곧장 해결책이 올라왔다. 정말 누구도 모를 것 같은 베켄도르프 정리를 적용해서다. 피보나치 수열은 모든 자연수를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자연수는 중복되지 않는 피보나치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명이 치킨을 먹으려면 3명(2닭)과 1명(1닭)을 이용해 4명 3닭의 계산을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즉, 4명이면 3닭, 6명이면 4닭, 7명이면 4닭이 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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