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명박정부 청와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수수 의혹 사건의 주범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본다”고 5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MB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같이 밝히며 “김 전 기획관은 방조범으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직접 특활비 지원을 요구하고 ‘지시’한 것이고, 김 전 기획관은 ‘방조’한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 등 검찰 수사에 대해 ‘보수궤멸’ ‘정치보복’ ‘짜맞추기 수사’라고 비난해왔다. 하지만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기획관은 청와대 재직 시절 국정원에서 총 4억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지난 17일 구속 후 특활비 전달에 관여한 국정원 예산관 등과의 대질조사 등을 거치면서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그는 검찰조사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돈 수수한 것”이라고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도 부인해온 김 전 기획관이 최근에는 전향된 진술을 내놓은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을 옹호해온 김 전 기획관은 구치소에 수감된 뒤로는 이 전 대통령 측과는 면회도 하지 않는 등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이기도 한 김 전 기획관은 1977년부터 시작해 이 전 대통령과 40여년간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인수위 시절부터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인수위 비서실 총무 담당 보좌역, 청와대 총무비서관, 총무기획관을 지냈다.

법조계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기는 대회 폐막 직후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장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명시한 데 대해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보고 김백준씨를 방조범으로 기소했다. 충분히 자신 있는 부분을 김백준씨 기소하면서 포함시켰다. 방조범을 기소하면서 주범을 기소하지 않을 순 없는 것”이라며 “수사 방향이나 메시지를 담기 위한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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