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2016년 신입행원 공개채용’에서 SKY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을 합격시키려고 다른 대학 출신 응시자들을 탈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학가 및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하나은행이 ‘특혜채용 6건’을 통해 14명의 당락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이른바 SKY대학과 외국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면접 점수를 올리는 대신 수도권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는 깎아 당락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에 건국대 학보인 ‘건대신문’은 4일 “건국대라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합격권 점수를 받은 건국대 졸업생이 탈락한 사실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건대신문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건국대라 죄송합니다’ 기사를 링크하면서 ‘#건송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런 분노는 여러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명지대에 다니는 정모씨는 “이럴 거면 애초에 공고를 낼 때부터 서울대, 연고대만 원서를 내라고 하든지”라며 “공채 최종 합격까지 보통 3개월이 걸리는데, 이건 그 3개월의 시간뿐 아니라 지원자들의 다른 기회도 빼앗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박모씨는 “출신 대학을 이유로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한 사례를 소문이 아닌 사실로 접하니 황당하고 화가 난다”며 “정직한 노력을 하는 이들이 바보가 되어버리는 이 사회에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측은 금감원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하나은행이 입점한 거래 대학 출신을 채용한 거였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명지대에도 하나은행이 입점해 있는데 명지대 출신 응시자의 점수는 면접 후 조정돼 최종 탈락했다. 하나은행 측은 “청탁과 특혜채용 지시가 없었다”는 점에서 채용비리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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