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뒤 법정을 나서 호송차에 오르며 미소짓고 있다. 2018.02.05. 사진=뉴시스

최순실(62)씨에게 297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353일 만에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석방된 이 부회장은 오후 4시38분쯤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에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상고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경영 신뢰회복에 대한 질문에 "지금 (이건희) 회장님 보러 가야한다"며 자리를 피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법정에서 선고 내내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심경 변화를 감췄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47분쯤 법정에 들어섰다. 대기 중이던 변호인단과 인사를 나눈 뒤 이 부회장은 곧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 부회장은 긴장한 듯 종이컵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 피고인석 앞에 설치된 마이크를 조정했다.

재판부가 입정하기까지 10여분 동안 이 부회장은 정면과 방청석을 돌아본 뒤 법정 출입구에 설치된 시계를 보며 선고를 기다렸다. 이 부회장 인근에 앉아 있던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은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오후 2시1분 선고가 시작되자 이 부회장은 의자 뒷면에 등을 붙이며 정자세로 앉았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출석 확인을 할 때는 일어서서 재판부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내 자리에 앉아서는 주머니에서 입술보호제(립밤)을 꺼내 입술에 발랐다.

재판부가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혐의 사실 상당수를 무죄로 판단하는 중에도 이 부회장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이따금 종이컵에 담긴 물을 마시며 마른 목을 적셨다.

재판부가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할 때도 이 부회장은 무표정으로 담담한 모습을 유지했다. 무죄 판단 부분 공시를 원하는지 재판부가 묻자 변호인단과 상의한 뒤 허리를 숙이며 '원치 않는다'는 뜻을 비쳤다.

오후 3시13분 선고 이후 이 부회장은 피고인 대기실을 통해 법원 지하에 위치한 구치감으로 향했다. 대기 중인 호송차에 오른 이 부회장은 오후 3시30분쯤 법원을 떠났다. 이 부회장은 석방 절차를 마친 뒤 오후 4시38분쯤 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떠났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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