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뉴시스

경기도 소방관 출동 3번 중 1번은 ‘동물 포획’을 위해서였다. 때문에 정작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필요한 인력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업무 경감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관 총출동 건수는 10만9679건이다. 이 중 동물포획 요청을 받고 출동한 횟수는 모두 3만8193건으로 전체 34.8%에 해당한다.

포획 요청을 받은 동물은 주로 개(43.2%)였다. 다음으로 고양이 26.6%, 조류 9.4%, 고라니 8.6% 등이 뒤를 이었다. 멧돼지, 뱀, 조류, 쥐, 바퀴벌레, 소 등을 잡아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동물포획을 위한 출동은 매 해 늘고 있다. 2014년 1만5560건, 2015년 1만9468건, 2016년 2만7658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4만 건에 육박한다. 특히 멧돼지 포획을 위한 출동은 2016년 501건에서 지난해 846건으로 6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개와 고양이 포획을 위한 출동 역시 각각 47.9%와 15.4% 늘었다.

이유는 뭘까. 도 재난본부는 ▲반려동물 사육 인구 증가 ▲개발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 공간 감소 ▲야생동물 개체 수 증가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 변화 ▲1인 가구 증가 등을 꼽았다.

문제는 ‘인력’이다. 만약 동물포획을 위해 소방관이 출동했을 때 화재나 사고가 날 경우 정작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에 대응하기도 충분하지 않은 인력 탓에 업무 경감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현재 담당 지자체와 협력해 경미한 업무를 넘기고 있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소방관이 출동하고 있다. 바퀴벌레 등을 잡아달라는 요청에도 생활민원 처리 차원에서 구조대원들이 가급적 출동한다. 다만 화재 등으로 인력이 없을 때는 지자체 담당 부서 등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업무를 이관하기도 한다.

때문에 ‘업무 경감’을 위해서라도 인명 피해와 직결되지 않는 경미한 동물포획 등은 지자체가 일괄 담당하도록 하는 개선책이 제시되고 있다. 도 재난본부는 “각 지자체 및 정부와 동물포획을 포함한 119 생활민원 처리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