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위공무원단(실국장급) 승진 대상자 검증 과정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 보유 여부를 파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고위공무원 인사 검증을 받은 경제부처의 A과장은 8일 “인사검증서에 금융자산과 별도로 비트코인 기입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인사검증서에 가상화폐 항목이 등장한 것은 올해부터로 파악된다. 지난해 인사검증을 통과해 고위공무원이 된 같은 부처 B국장은 “당시만 해도 (인사검증서에) 비트코인을 적는 난은 없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수년 전부터다. 하지만 그동안 인사검증서에는 부동산 탈세 여부 등을 검증하기 위해 적어야 하는 금융자산 항목만 존재했다.

정부가 항목 명칭을 ‘가상화폐’나 ‘암호화폐’가 아닌 비트코인으로 한 것은 자칫 화폐라는 용어를 쓸 경우 비트코인 등이 법정 화폐로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고위공무원을 검증할 때 가상화폐 보유 여부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정부가 가상화폐 투자를 ‘투기’로 규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가상화폐 보유에 따른 인사 불이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가상화폐 보유 여부 공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다른 부처 C서기관은 “가상화폐와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 투자를 하는 것까지 문제 삼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주식처럼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팽팽하다. 또 다른 부처 D과장은 “최근 법원이 가상화폐를 무형의 재산으로 인정한 만큼 공개해야 되는 게 맞다”고 답했다. 가상화폐 보유 여부를 파악하는 이유에 대해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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