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최고 수준으로 환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대표단을 접견하고 직접 오찬을 함께하고, 정부는 정상급 의전을 제공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져올지도 초유의 관심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 헌법상 수반인 만큼 정상급 의전을 제공하게 된다”며 “북측과 협의 중이긴 하지만 문 대통령 접견 및 오찬 장소도 청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 조문단을 접견한 게 마지막이다. 이번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한다면 8년5개월여 만이고, 김 위원장의 직계 가족인 이른바 ‘백두혈통’의 방문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접견·오찬과 함께 북한 대표단과 별도 행사를 갖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0일 열리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 11일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 대표단은 11일 오후 늦게 돌아갈 예정이다.

김 제1부부장이 친서 형태 등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를 가지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군사적 긴장관계 해소를 비롯해 남북 관계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북한의 움직임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의중을 전달할 수 있는 인사로 본다. 다만 친서를 가져올지 여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제1부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단계적인 남북 대화 확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비핵화 협상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에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 논의 전망도 있지만 청와대는 “너무 이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정상 리셉션에는 김 제1부부장이 참석하지 않는다. 규정상 국가수반만 참석토록 돼 있어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 상임위원장만 참석할 예정이다. 개회식에는 북한 대표단이 모두 참석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 제1부부장의 조우는 개회식 VIP 관람석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10일엔 펜스 부통령과도 별도로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기대대로 별도의 북·미 접촉이 성사된다면 역시 10일이 유력하다. 남북과 미국 등 북핵 문제 당사국의 전방위 개별 접촉이 이뤄지는 이른바 ‘슈퍼 토요일’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정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일원인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방남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에 일시적 제재 면제를 요청했다. 이사국들이 9일 오전 5시(한국시간)까지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면 일시적 제재 면제는 자동 승인된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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