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9일 남한에 왔다. 북한의 김씨 패밀리 가운데 처음 방남한 김여정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데 이어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오전 11시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로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김 위원장 전용기(편명 PRK-615)를 타고 평양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후 1시4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여정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전용기 탑승구와 연결된 브리지를 통해 남측 땅을 밟았다.

김여정은 영접 나온 통일부 조명균 장관과 천해성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악수하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어 인천국제공항 의전실에서 조 장관 등과 20분가량 환담했다.

조 장관은 “며칠 전까지는 좀 추웠는데 북측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신다니까 날씨도 따뜻하게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도 우리는 동양(동방)예의지국으로 알려져 있는 나라다.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의 하나”라고 화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상 행정수반 자격으로 오후 5시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사전 정상리셉션에 참석했다. 정상급 인사가 아닌 김여정은 리셉션 대신 개회식에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 환영사에서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이 있다”며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과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소개한 뒤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170g의 (아이스하키용) 퍽으로 커졌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 가슴에 휴전선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의 오찬 회담에서도 “평창 이후 찾아올 봄을 고대한다”며 “평창에서 열린 남북 교류가 다양한 대화로 확대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청와대 본관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여정을 모두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한다. 김여정이 김 위원장의 친서 등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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