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악수를 나눴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두 사람의 악수를 ‘역사적인 악수’로 평가했다.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며 단절됐던 남북이 이 악수를 통해 관계개선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한 것이다.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올림픽 개회식이 열렸다. 92개국 2952명의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금빛 레이스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림픽 개최국 대통령으로서 개회 선포를 위해 참석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귀빈석에 들어서서 주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다 김 제1부부장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이 서 있던 곳보다 한 계단 윗줄에 서 있던 김 제1부부장은 미소를 띠며 문 대통령이 내민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대화도 했다.


미국 AP통신은 “남한과 북한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며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이는 심지어 올림픽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만면에 함박웃음을 지었다”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CNN방송도 “문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아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악수를 했다”고 강조했다.


CBS방송은 남북 공동입장에 주목했다. 이날 남북한 선수들은 아리랑을 배경으로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했다. 남북 선수단은 가장 마지막인 91번째로 입장했다. 92개국이 참가했지만 남북한이 공동입장 하면서 91번째가 됐다.

남북한 선수단의 기수는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의 황춘금이었다. 두 사람은 맨 앞에서 상기된 얼굴로 커다란 한반도기가 걸린 깃대를 움켜쥐었다.

CBS방송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올림픽이 시작됐다”며 “한 달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었지만 남한과 북한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공식 개막을 기념하며 스타디움에 함께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남북한 선수단이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응원했다. 뒷자리에 있던 북한 고위급대표단도 남북한 선수단을 응원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큰 박수를 쳤고, 김 제1부부장도 손을 흔들며 반겼다. 곧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뒤에 있는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 또 한 번 웃으며 인사하고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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