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에 초청했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편하신 시간에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친서도 함께 보냈다.

문 대통령은 즉각적인 수락의 뜻을 밝히진 않았다.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했다. 북한을 방문할 의사가 있지만 그러려면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 김일성 일가의 사상 첫 청와대 방문은 ‘북한의 적극적인 남북 정상회담 제안’과 ‘남한의 우호적이지만 신중한 대응’으로 진행됐다.

◇ 적극적인 北…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의향”


청와대는 10일 오후 3시30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제1부부장과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났다”며 김여정을 ‘특사’라고 표현했다.

이어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의향이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고 밝혔다. 또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데 대해 남북이 함께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1시간20여분간의 ‘접견’과 1시간여의 ‘오찬’을 통해 평창올림픽을 넘어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 신중한 南… “여건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에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 발언은 문 대통령의 방북을 위해 갖춰져야 할 ‘여건’을 일부 제시한 거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하고 빠른 시일 내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북·미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대표단의 방한으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및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남북이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남북 대화와 교류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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