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0일 낮 약 2시간40분 동안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접견 및 오찬 회동 결과를 전하며 ‘주요 발언록’을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은 “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며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견을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본 소감”을 묻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는 “다 마음에 듭니다. 특히 단일팀이 입장할 때가 좋았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남북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반대더라”라고 말하자 김여정 제1부부장은 “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며 농담을 던져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 청와대가 공개한 北대표단 접견 발언록

문재인 대통령: (건배사를 하며) 오늘 이 자리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남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어깨가 무겁고 뜻 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우리들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환대해주어 동포의 정을 느낀다. 불과 40여일 전만 해도 이렇게 격동적이고 감동적인 분위기가 되리라 누구도 생각조차 못했는데 개막식 때 북남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한 핏줄이구나 하는 기쁨을 느꼈다. 올해가 북남관계 개선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 금강산과 개성만 가보고 평양은 못가봤다. 금강산 이산가족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 개성공단도 가봤다. 10·4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총괄책임을 지고 있었다.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 오늘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여정: 빠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님을 만나서 많은 문제에 대해 의견을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영남 위원장이 1928년생이고 2월4일생이다.

문 대통령: 제 어머니가 1927년생이다.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께서) 아흔을 넘기셨는데 뒤늦게나마 생신 축하한다. 건강관리 비법이 뭐냐.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

김영남: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건재했으면 합니다. (웃음)

문 대통령: 저는 등산과 트래킹을 좋아하는데 히말라야 5900m까지 올라갔다.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두 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다. 저희 집에 개마고원 사진도 걸어놨었다. 그게 이뤄질 날이 금방 올 듯하더니 다시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이렇게 오신 걸 보면 맘만 먹으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김여정: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 한 달 하고도 조금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 (김여정 특사에게) 개막식을 본 소감이 어떠냐.

김여정: 다 마음에 듭니다. 특히 우리 단일팀이 등장할 때가 좋았습니다.

문 대통령: 처음 개막식 행사장에 들어와 악수를 했는데 단일팀 공동입장 때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다시 축하 악수를 했다.

김영남: 체육단이 입장할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역사를 더듬어 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다. 문익점이 목화씨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인가.

문 대통령: 그렇다. 그 동생분인 문동환 목사를 지난해 뵈었다. (천안 호두과자가 후식으로 나오자) 이 호두과자가 천안 지역 특산 명물이다. 지방에서 올라오다 천안역에서 하나씩 사왔다.

김영남: 건강식품이고 조선민족 특유의 맛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임종석 비서실장: 남북한 언어의 억양이나 말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반대더라.

김여정: 우리와 다른데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 (웃음)

김영남: 남측에서 온 분을 만났더니 할머니에게 함흥식혜를 만드는 법을 배웠고 그래서 많이 만들어먹는다고 하더라.

문 대통령: 우리도 식혜를 잘 만드는데 저는 매일 식혜를 먹고 있다. 함경도는 김치보다 식혜를 더 좋아한다.

김영남: 남측에서도 도별로 지방특색 음식이 있겠죠?

문 대통령: 그렇다. 향토음식이 다양하게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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