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62)씨에 대한 1심 선고가 13일 내려진다. 구속기소 후 450일 만이다. 최씨는 지난 2016년 10월 '태블릿PC' 보도로 국민적 분노가 본격적으로 치솟기 시작하자 같은 달 30일 귀국했고 다음달 20일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의 선고공판을 연다. 최씨는 그동안 150여 차례 재판을 받았다.

최씨는 비선실세 의혹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2016년 10월 30일 해외 도피 생활 끝에 귀국했다. 이튿날 검찰에 출석한 그는 취재진 앞에서 “(국민께) 죽을죄를 지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검찰 수사부터 1심 재판 내내 자신의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최씨는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과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 등 모두 18가지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 등과는 공범 관계로 묶여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뇌물 수수-공여자 관계로 얽혀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과 검찰은 지난해 12월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씨를 “국정농단 사태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9735만원을 구형했다. 구형된 징역기간은 현행법상 유기징역 상한(징역 30년)에 육박한다.

최씨에 대해 제기된 주요 공소사실은 박근혜(66) 전 대통령,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출연금 774억원을 내게 한 혐의이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22)씨의 승마훈련 지원 및 미르·K스포츠 재단, 영재센터 후원 명목으로 298억2535만원(약속 43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최대 변수는 지난 5일 열린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국정농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론들이 다수 나왔다는 점이다. 이 부회장이 받은 혐의 중에는 최씨, 박근혜(66) 전 대통령 혐의와 직접 연결되는 것들이 다수 있다.

일단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부정한 청탁'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 삼성의 미르·K스포츠 재단 및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모두 뇌물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정유라(22)씨 승마 지원은 1심에서 인정된 72억9427만원에서 절반 가량 줄어든 36억3484만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특히 살시도 등 마필 소유권이 삼성에게 있었다며 뇌물로 보지 않았다.

이 부회장 항소심에서는 안 전 수석 수첩의 증거능력이 부정됐다. 재판부는 수첩에 쓰여진 내용의 진실성이 가려지지 않는다면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형사합의22부는 장시호(39)씨 등 다른 재판에서는 이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선고공판에서는 최씨 외에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공모 등의 혐의를 받는 안종범(59)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뇌물공여 혐의가 잇는 신동빈(63) 롯데 회장에 대한 선고도 함께 내려진다.

특검과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1억여원을,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4년에 추징금 70억여원을 구형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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