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익숙한 스페인 브랜드 자라(Zara)가 아시아 일부 국가의 전통 의상을 베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 네티즌은 물론 많은 해외 매체에서도 이 소식을 다루고 있는데, 전통 의상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자라는 최근 ‘체크 미니 스커트’ 이름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90달러, 10만원이 조금 안됩니다. 느슨하게 걸친 듯 흘러내리는 드레이프(draped) 스타일입니다.

자라 홈페이지

자라 홈페이지


평범한 디자인으로 보이지만, 일부 네티즌 눈엔 이 옷이 태국, 방글라데시에서 남성들이 입는 전통 의상, 룽기(Lungi)와 너무 비슷해 보였습니다. 넓은 천을 감아 치마처럼 입는 옷인데, 넉넉한 사이즈 덕에 바람이 잘 통하고 편안해 인기가 많은 옷이라고 하네요. 조금 고급스럽게 만든 룽기를 결혼식에서도 입는다는군요. 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일부 지역에서 흔한 디자인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입니다.

자라 홈페이지

자라 홈페이지


한 네티즌은 인도 여행 중에 구입한 룽기와 자라의 신제품을 비교한 사진을 올리면서 “1달러에 산 룽기와 자라의 치마가 완전 똑같네”라고 비꼬았습니다. “자라씨, 이건 체크 미니 스커트가 아니라 룽기예요”라는 일침도 있었고요. 세계적 패션 브랜드들이 임금이 싼 아시아의 노동력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모자라서 전통적인 디자인까지 빼앗아 가려는 것이냐는 볼멘도 나왔습니다.

인도 가수가 룽기를 입은 모습. 영상 캡처


인도의 한 매체는 “자라씨, 이런 말하기 싫지만 이건 룽기예요”라면서, 6000원쯤 하는 룽기 판매 사이트를 연결해 놓기도 했습니다.

자라 치마 뒤에 자크가 있는 것말고, 가운데를 말아올리는 듯한 디테일과 길이감, 체크 무늬 등이 너무 비슷해 보이긴 합니다.

외신들은 자라의 이런 행위를 문화 도용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른다고 쓴소리 했습니다. 누가봐도 똑같다면, 적어도 자라의 판매 홈페이지에 이 치마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했다는 것이죠. 자라 홈페이지를 살펴봤지만, 그런 말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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