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충북 옥천군 안내면 동대리에서 조재현 씨가 붕어빵을 굽고 있다. 조 씨는 붕어빵을 팔아 모은 돈을 12일 안내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탁했다.2018.02.13. 사진=옥천군 제공

“처음 번 돈을 보람 있게 써보자 결심했다”

충북 옥천군 안내면 동대리에서 60대 할머니가 붕어빵을 팔아 모은 돈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며 성금을 기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마을 인구 140여명의 아담한 마을 동대리에 기부천사가 찾아왔다. 겨우내 동대보건진료소 맞은편에서 붕어빵을 팔고 있는 조재현(64·여)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씨는 올해 1월 붕어빵 장사를 시작해 한 달간 모은 돈 10만원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12일 안내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탁했다.

적은 돈이라 부끄럽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던 조씨는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데 의미가 크다는 면사무소 직원의 끈질긴 설득 끝에 말문을 열었다.

조씨는 겨울철 주된 생계 수단인 농사를 지을 수 없자 생활비라도 조금씩 벌자는 생각에 올해 1월 붕어빵 기계를 임대해 동대보건지소 맞은편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사진=옥천군 제공

아담한 시골마을에 처음 생긴 붕어빵 장사가 신기한 듯 오고 가는 주민이 한 번씩 사 먹기는 해도 교통량도 적고 유동인구가 적어 하루 매상이 몇 천원 남짓일 때도 많다.

차를 타고 동대보건지소 앞을 지나 보은을 오가는 사람들이 손님의 대부분으로 추우면 많이 팔리는 붕어빵 특성상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 날씨가 오히려 반갑기도 했다.

비닐 천막 한 장으로 눈과 추위를 이겨내며 첫 달 약간의 돈을 번 조씨는 “난 그래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산다”며 “입을 것 못 입고 먹을 것 못 먹으며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이웃을 위해 처음 번 돈을 보람 있게 써보자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그만 구멍가게 장사와 농사로 자식 셋을 다 취업시키고 남편과 단 둘이 살고 있다는 조씨는 “사람들이 얼마 찾지 않는 이 곳에서 장사하기는 솔직히 쉽지 않다”며 ”하지만 돈 버는데 크게 욕심 안내고 오가는 사람과 정을 쌓으며 지내기에는 참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너무 적은 금액이라 도움이 될까 했지만,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매년 기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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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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