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판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약 1억5000만원을 뜯어낸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A(33)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필리핀 경찰과 검찰인 척하며 피해자 9명의 집 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 다음 “계좌가 범행에 사용됐다”며 “공범이 아니라는 증명이 필요하니 예금을 한 통장에 모은 후 체크카드를 부산행 버스편으로 보내라”고 속였다. A씨가 이렇게 받아낸 체크카드에서 인출한 현금은 1억4800만원이다.

A씨는 돈을 벌기 위해 대포통장으로 사용될 계좌를 양도하던 중 필리핀 사기단 총책과 SNS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후 국내 인출 및 송금책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돈을 쉽게 송금하기 위해 자신의 체크카드를 필리핀 총책에게 보낸 뒤 출금한 돈을 국내에서 자신의 계좌로 입금했다. 필리핀 총책은 A씨의 체크카드를 이용해 돈을 출금하는 방식이었다. 경찰은 A씨가 수익금의 7%를 챙기고 나머지는 필리핀 조직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마스크, 안경, 오토바이 안전모 등을 착용하며 경찰 추적을 피했으나 차량에서 내리는 발 모습이 CCTV에 포착되며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 수법은 돈을 대포통장으로 송금하게 하는 방식이지만 이번 범행은 피해자의 계좌 1곳으로 모으게 한 뒤 통장이나 체크카드를 버스 수화물로 보내게 했다”며 “이는 수사 단서를 없애기 위한 진화된 보이스피싱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는 어떤 명목이든 통장과 체크카드를 보내라는 요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전화를 받으면 즉시 끊거나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지연 객원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