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연인들이 사랑을 주고받는 ‘발렌타인데이’를 파키스탄에서는 올해도 즐길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파키스탄 전역에 ‘발렌타인데이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파키스탄 정부가 공공장소에서 발렌타인데이 행사를 법적으로 완전 금지한 것은 이슬람 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파키스탄은 전체인구 60%이상이 무슬림이다. 때문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역시 전면 금지된다.

이날을 법적으로 금지하게 된 것은 지난해 한 시민이 올린 청원 때문이었다. 과거부터 파키스탄에서는 발렌타인데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어왔다. 정부차원에서 제재하지 않자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 지방 정부는 자체적으로 발렌타인데이 기념을 금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정부는 끝내 발렌타인데이를 금지했다. 즉시 효력이 발휘된 이 명령에 따르면 파키스탄 언론은 발렌타인데이에 관해 언급할 수 없으며 누구도 관련 상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 또한 명령은 ‘공공장소나 정부 기관에서’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법원은 파키스탄 언론규제 당국에 이를 감독하고 명령이 준수되는지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에서 발렌타인데이가 미국이나 한국처럼 나라가 떠들썩하게 큰 이벤트는 아니지만 상인들이 반짝 특수를 기대할 정도로 성행하는 축제이긴 했다. 또 30대 이하 젊은 무슬림 사이에서는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며 선물하는 문화가 이미 널리 자리 잡아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SNS상에서는 올해도 이어진 정부제재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는 이슬람 국가에서 발렌타인데이를 금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대다수 젊은이들은 “종교적 기념일도 아닌데 왜 예민하게 구느냐”는 입장이다. 그저 가볍게 즐기는 축제정도로 생각해달라는 요구다.

한편 파키스탄 외에도 이란과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도 발렌타인데이는 공식적으로는 금지된 행사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이날을 기념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공문을 각 교육기관에 발송하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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