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폐기 목록 없이 처분된 종이 서류 및 책자 등. 행정 안전부 제공

수자원공사의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관련 자료 무단 폐기를 제보한 시민이 이로 인해 실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파쇄업체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하던 A씨는 업무 도중 우연히 4대강 관련 중요 기록물들이 폐기 중인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즉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 제보했으며 이는 수자원 공사의 불법 파기 행위를 적발하는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하지만 사건이 이슈화되자 채용하기로 되어있던 사업자가 A씨의 채용을 취소하는 등, 제보자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A씨의 구직이 어려워지고 있다.

A씨는 13일 평소 자주 이용하던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날 추워서 일용직 일자리도 없다. 지인 추천으로 가려고 했던 곳은 뉴스가 나온 다음날 (내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라 데리고 있기 어려워한다며 거절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어 “벌이가 끊겨 와이프가 벌어오는 걸로 충당하려니 가장 노릇도 못하고 있다”며 “가만히 있었으면 안정적으로 일자리 잡아서 잘 살 것을 왜 엄한 짓을 하냐고 어머니가 화가 많이 나셨다”고 밝혔다.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현재 A씨가 활동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사연이 확산되며 A씨를 향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근본적인 공익제보자에 대한 정부정책 및 제도를 통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와 1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3200명의 동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또한 A씨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는 “자랑스런 공익 제보자를 위해 시민들이 손을 내밀어 외롭지 않게 잡아주자”는 게시글이 올라와 A씨를 위한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주최자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화된 힘, 그것이 커뮤니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촛불을 들고 내 나라를 지키듯이 우리가 우리 사회를 위해 용기 있는 공익제보자를 지켜야 아프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모금의 취지를 밝혔다.

잇따른 응원이 계속되자 A씨는 커뮤니티에 “성원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마트가서 아들래미 먹고싶은거 다 사줬다. 부끄럽지 않는 아들이 되도록 잘 키우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12일 국가기록원의 조사결과 수자원공사가 올해 1월 9일부터 18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기록물 반출·파기를 했으며 총 4회에 걸쳐 16t 분량, 1회 평균 4t 분량의 기록물이 폐기 목록 작성도 없이 파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4대강 관련 서류들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공공기록물법)’에 따라 공식 등록해야 하는 공공기록물이다. 이를 파기할 때에는 정식 심의 절차를 걸친 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수자원공사는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고 불법적으로 무단 파기를 한 것이다.

송태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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