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약 14개월의 ‘국정농단 사태’ 재판 끝에 핵심 인물 최순실(62)씨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왔다. 재판을 맡은 김세윤 부장 판사는 최씨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내린 정형식 부장판사와 다소 다른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열린 최씨 1심 선고 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최씨가 2016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지 450일 만이다. 최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았다.

최씨 재판을 맡은 김세윤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5기로 이 부회장 1심을 심리했던 김진동 부장판사와 동기다. 서울대 법대 졸업 후 군 법무관을 마치고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등을 거쳤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피의자 재판을 맡았다. 최씨 외에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차은택 광고감독 등 모두 13명이 김 부장판사에게 재판을 받았다. 안 전 정책조정수석과 차 감독 역시 각각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징역 3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안 전 정책조정수석 1심 공판은 최씨 재판과 같은 날 열렸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 안팎에서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증인이나 피고인 등 사건관계인들의 말을 친절하게 다 들어주면서도 소신 있는 판결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년 가까이 국정 농단 사건을 맡으면서도 피의자 측이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적이 없다.

지난해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을 때 경고를 보낸 것도 김 부장판사였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3차례 재판 불출석 뒤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내자 김 부장판사는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출석 조치하고 재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예정대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로 큰 비난을 받았던 정형식 부장 판사와는 다소 다른 행보다. 정 부장판사는 5일 열린 이 부회장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라는 예상보다 가벼운 판결을 내렸다. 이후 정 부장 판사를 특별 감사해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로 크게 논란이 됐다. 당시 정 부장 판사는 “영재센터 후원금과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은 뇌물 공여로 볼 수 없다”며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승마지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재벌 3·5 법칙’(재벌 총수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뒤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풀어주는 것)이 재현됐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정 부장판사는 1961년 서울 출생이다. 김 부장판사와 마찬가지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17기로 김 부장판사보다 선배다. 이후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어 서울가정법원 판사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수원지법 평택지원장 등을 거쳐 2014년 8월 서울고법에 입성했다.

정 부장판사는 2013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당시 한 전 총리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서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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