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13일 남구 학익동 남인천중고등학교 에서 열린 '남인천 중·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남인천중·고교 중장년 만학도를 비롯한 졸업생 259명이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중·장년층 재학생이 대부분인 인천 유일의 성인 중·고등학교인 인천 남구 학익동 소재 남인천중·고등학교(교장 윤국진)는 13일 오후 2시 학교 대강당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제갈원영 인천시의회의장, 이봉락 남구의회의장, 윤상현, 박남춘, 홍일표 국회의원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감격의 졸업식’을 열었다.

남인천중학교는 제 13회, 남인천고등학교는 재37회 졸업식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중∙장년 졸업생들은 졸업식이 열리는 동안 시종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의 눈물을 훔쳐냈다. 비로소 모진 역경을 이겨내고 ‘배움의 한’을 풀었기 때문이다.

남인천중·고교는 청소년반과 성인반으로 나눠 운영된다. 청소년, 성인반 모두 일반 중·고등학교와 똑같이 학력이 인정되는 정규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별도로 검정고시를 볼 필요가 없다.

이 학교 성인반은 주·야간으로 운영된다. 방학없이 1년에 3학기제를 들을 수 있다. 3학기제로 한 것은 학업기간을 줄여 학업으로 초래되는 생업과 가사일의 불편을 최소화시켜 주기 위한 배려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각각 2년만에 졸업이 가능하다.

이날 졸업한 성인 학생은 중학생 146명과 고등학생 113명 등 모두 259명이었다. 이중 여학생은 231명으로 약 90%에 달한다.

졸업생 모두 평균 연령은 60세였다. 20대부터 77세까지 다양하다. 최저 나이 22세부터 최고 77세까지다. 중학생은 최고 76세, 최저 29세이다. 고교생은 최고 77세, 최저 22세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 대부분이 여학생인 이유는 살기 어려웠던 시절, 딸은 학교를 보내지 않고 집안 살림이나 농사를 돕거나 오빠나 남동생들의 학업을 뒷바라지 하느라 배움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졸업생들의 답사에는 늦깍이 졸업생들이 학업을 마칠 때 까지의 가슴 시린 사연들과 역경을 이겨낸 미담사례들로 가득했다.

인천에 사는 여동생의 추천으로 대전에서 통학을 하며 투병중인 여동생을 돌보면서 70세에 졸업장을 받은 만학도도 있었다.
병환중인 아버지와 위암인 동생을 간병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결국 돌아가신 두 분들에게 졸업장을 선물로 드리고 싶어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치매인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모두 모시고 직장을 다니면서 역경을 이겨낸 졸업생도 있었다. 또 베트남 이주여성은 아이들을 키우고 직장을 다니면서 중학교를 졸업한 다문화가정 주부도 있었다.

남인천중·고등학교 설립자인 윤국진 교장(72)은 “남인천중·고등학교는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배우고 싶어도 배울수 없었던 성인들에게 배움의 한을 풀고 마음의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평생학습의 장”이라며 “최근 국립 인천대학교와 교육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어서 남인천고를 졸업하면 인천대평생교육원에서 대학 정규과정을 밟아 정식 대학교 졸업장도 받을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윤 교장은 1984년 7월 근로 청소년과 배움을 갈망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남인천새마을실업학교를 설립했다. 이후 현재 재학생 1331명, 교직원 58명을 둔 남인천중·고등학교로 발전시켰으며 37회에 걸쳐 약 1만3300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이 뿐 아니라 1988년 개인의 전 재산을 국가에 환원해 사회복지법인 백암재단(대표이사 윤국진)을 설립하고 인천 최초의 종합사회복지관인 인천종합사회복지관과 백암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아동, 청소년, 노인복지사업과 지역사회봉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달 31일 대통령으로부터 영예스러운 국민훈장인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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