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로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권순호 부장판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많은 네티즌은 권 부장판사의 지난 판결을 언급하며 ‘프로 기각러’라는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풀어준 정형식 부장판사와 함께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 거나 파면을 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3일 장 전 기획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 소명의 정도에 비추어 피의자가 죄책을 다툴 여지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고 소환에 응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장 전 기획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 전 기획관은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던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불법 여론조사를 위해 국정원에서 특수활동비 10억원을 건네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만 원짜리 지폐 10억 원을 대형 이민 가방에 담아 서울역 인근에서 정무수석실 행정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장 전 기획관은 또 지난 2012년에 총무기획관으로 일하면서 19대 총선 여론조사를 위해 용역 계약서를 가짜로 만들어 청와대 자금 8억 원을 빼돌리는 데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권 부장판사의 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에언 권 부장판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권 부장판사이 과거 판결을 언급하며 ‘기각 전담 판사’ ‘프로 기각러’라는 비난과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권 판사는 지난해 4월 우병우 전 청와대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었다. 우 전 수석은 세 번째 영장청구 끝에 지난해 12월15일 영장을 발부했지만 온라인 곳곳에선 이미 발부됐어야 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 등의 구속영장도 기각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권력의 중심에 있던 인사들의 영장은 줄줄이 기각한 반면 고태영 전 더블루K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즉시 발부해 상반된 판결을 내놓기도 했다.

장 전 기획관의 영장 기각 소식과 함께 권 부장판사의 과거 판결이 재조명되면서 온라인 곳곳에선 비난이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엔 파면 또는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파면을 요구한 청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정형식 부장판사와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 사건을 ‘입막음’한 혐의의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오민석 부장판사와 함께 권 부장판사를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감사를 요청한 청원에는 “MB의 최측근인 장다사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뉴스를 봤다. 국민들은 구속을 원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판사라는 사람이 이래도 되냐”는 내용이 담겼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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