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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성] 경청, 영혼의 치료제

명절 스트레스? 잔소리 줄이고 잘 들어주세요


경청, 영혼의 치료제/애덤 S 맥휴 지음/윤종석 옮김/CUP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됐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기회다. 하지만 ‘명절 스트레스’란 말이 일상화될 만큼 가족 간 불화와 다툼도 생기는 게 현실이다. 스트레스의 상당수는 ‘말’에서 시작한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성인남녀 966명을 조사한 결과,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들은 그 이유로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해서’(38.7%)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내놨다. 말로 주는 상처와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신간 ‘경청, 영혼의 치료제’(CUP)는 ‘잘 듣는 것’에서 참된 이해와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다.

기독교는 ‘들음’에서 출발하는 종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약학자 스캇 맥나이트는 성경에 ‘듣는다’는 말이 1500회 이상 나온다고 지적했다. “네가 과연 듣지도 못하였고 알지도 못하였고 네 귀가 옛적부터 열리지 못하였나니…”(사 48:8)라는 구절에서 보듯, 성경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백성을 향한 책망이 가득하다.

예수는 공생애 기간 동안 우리에게 경청의 모범을 몸소 보여주셨다. 마가복음 4장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보면 예수는 “들으라”는 말로 가르침을 시작한다. 그리고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는 말로 매듭지었다. 저자는 예수의 경청 특징에 대해 폭이 넓고, 깊이 있으며, 곁에 함께한다는 것으로 정리한다.

“그분의 경청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방식이 아니라 대상”으로 남들이 무시하는 빈민 병자 천민 외국인 죄인의 말까지 폭넓게 들었다. 아울러 예수의 사역에서 경청은 말하는 자 곁에 앉아 듣고 함께하는, 깊은 환대의 행위였다고 말한다. 예수는 항상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해서, 말하는 이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전 존재로 그의 말을 들어주셨다’는 것이다.

저자 애덤 S 맥휴 목사는 호스피스 원목 사역 과정에서 진짜 경청의 위력을 깨달았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떤 상황에 접근할 때 우선 들으려는 마음으로 한다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하나님을 대할 때 듣는 자세로 나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대인관계에서도 입보다 귀를 쓰면 어떻게 될까”라는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경청의 의미, 성경을 ‘경청’으로 읽는 방법, 창조 세상과 세계를 경청하는 것을 살펴본다.

이어 이웃과의 관계에서 경청의 의미를 살펴보는데, 기독교인이 얼마나 잘 들어주지 못하는 존재인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대화의 유형을 통해 나쁜 경청의 사례 12가지를 소개한다.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래’라며 상대방의 이야기에 한 술 더 뜨는 경우, ‘그건 그렇게 하면 되지’라고 늘 문제를 진단해서 고쳐 주려하는 정비사 스타일, ‘지난주에 당신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라고 따지는 심문 스타일 등을 적시하고 있다. 이 장을 통해 나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어떻게 경청해 왔는지 점검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고통 받은 사람들에게 기독교인의 위로나 접근 방법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보여주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때때로 구체적인 실례를 통해 현실을 진단하지만 단편적인 처방을 내리는 가벼운 책은 아니다. 현장에서의 체험과 신학 지식이 어우러져서 하나님과 성경은 물론 세상과 이웃, 심지어 나 자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경청’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지 진지하게 들려준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의 ‘2017 영성 분야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호평 받은 작품이다.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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