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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새에덴교회 성지순례단 갈릴리 호숫가서 새해 맞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엔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비는 특별하다. ‘축복’이란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이스라엘에서 비는 농부들에게 ‘씨를 심으라’고 알려주는 하늘의 편지와도 같다. 그래서 비오는 날 우산을 쓰는 대신 온몸으로 축복을 맞이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갈릴리 호(湖) 북서쪽 타브가(Tabgha) 지역에도 하늘의 축복을 받으며 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교회 창립 30주년을 맞아 성지순례길에 오른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성도들이다. 발걸음이 멈춘 곳은 베드로 수위권교회.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뒤 부활해 사도 베드로에게 나타나 그의 고백을 듣고 지상 사명을 맡겼다고 전해지는 장소에 세워진 교회다(요 21:16).

남쪽 갈릴리 호수가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 교회 정원에 들어서자 예수님과 베드로의 동상이 서 있있다. 예수님이 밤새 그물을 던지느라 고단한 제자들을 위해 새벽 모닥불을 지피고 생선과 떡을 먹이며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동상 앞 벤자민나무 아래선 소강석 목사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와 제자들 앞에 다시 나타난 예수님의 이야기를 꺼냈다.


소 목사는 “통곡하며 ‘나 같은 게 무슨 주님의 제자인가. 난 주의 사역을 할 자격이 없어’라고 생각했을 베드로의 모습이 곧 오늘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 사역의 3분의 2가 이뤄진 이곳 갈릴리 지역은 우리 모두에게 영혼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면서 “예수님의 자취가 살아 숨 쉬는 곳에서 새해의 시작을 맞은 만큼 올 한 해 은혜가 충만하길 소원한다”고 권면했다.

이야기는 예배당 안으로 이어졌다. 검은 현무암 벽돌로 지어진 예배당 안에는 ‘그리스도의 식탁(Mensa Christi)’이라 불리는 큰 바위가 눈에 띄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식사한 곳으로 전해지는 곳이다. 제자들을 향한 질문을 자기 가슴에 새긴 성도들이 바위에 손을 대고 고개를 숙였다. 이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흐느낌이 예배당을 가득 메웠다.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몸을 일으킨 정금성(80) 권사는 “생애 세 번째 성지순례인데 새해를 성지에서 맞기는 처음”이라며 “순례지를 찾아 더 가까이 주님을 만나러 왔지만 여정이 지날수록 늘 우리를 먼저 찾아와주시는 주님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두 아들, 아내와 함께 순례에 동참한 장희철(46) 집사는 “기도하는 동안 주님께서 ‘희철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며 “사람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척 했던 자신을 회개하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아내 송향숙(40) 집사는 “예수님의 흔적을 따라갈수록 어린아이 같은 내 신앙을 발견한다”며 “순례를 통해 새해엔 아이들이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짧은 집회를 마치고 난 일행들이 예배당을 나서 호숫가로 향하자 먹색에서 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구름 사이로 서광이 비쳤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고자 다짐하는 성도들의 찬양이 갈릴리호 수면을 타고 울려 퍼졌다.

‘갈릴리 바닷가에서 주님은 시몬에게 물으셨네. 사랑하는 시몬아 넌 날 사랑하느냐. 오 주님 당신만이 아십니다.’(갈릴리 바닷가에서 중에서)

찬양을 마친 이들은 저마다 호숫가 곳곳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잔잔한 파도 소리에 소망을 얹어 조국에 기도편지를 띄우는 듯했다. 타브가의 지역 명은 ‘일곱 번의 봄’에서 파생됐다고 한다. 며칠 전 차디 찬 동장군의 기세를 등지고 대한민국을 떠난 성지순례단은 성스러운 땅 이스라엘에서 조국에 도래 할 봄을 기대하며 기도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타브가(이스라엘)=

타브가(이스라엘)=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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