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무술년 첫 명절 설날 연휴가 시작됐다. 이른 아침부터 고향을 찾는 자동차 행렬이 고속도로에 끝없이 이어지고 잇다. 교통 당국은 15일 오후 늦게나 돼야 교통체중이 어느 정도 풀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설 명절연휴는 주말까지 연속해서 4일이나 돼, 많은 사람들이 모처럼 가족끼리 모여 푹 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의 국가대표 경기 TV중계를 함께 보며 응원하는 가족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좋지 않은 자세로 TV로 오랫동안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건강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연휴기간 중 점검사항과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1. 고향길 운전, 최소 2시간마다 휴식을 취하자
차를 타고 내려가는 긴 고향길은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걱정이다. 날씨가 추워 창문을 닫고 오랫동안 운전하다보면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 졸리거나 하품이 나오기 쉽다. 장시간 운전할 때 매시간 쉴 수는 없지만 최소 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10분 이상의 휴식을 갖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간단한 체조를 하는 등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2. 과음과 과식을 하지 말자
연휴 때 가족과 함께 모여 이야기하면서 식사하다보면 너무 과하게 음식과 술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과음과 과식으로 급체에 걸리거나 복통을 호소하면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연휴가 끝나고 갑자기 불어난 몸무게로 뒤늦은 후회를 하기도 한다. 기름진 음식이 많은 고칼로리 설날 음식과 특히 독한 술은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3. 적당한 수면시간을 꼭 유지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척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새 자정이 훌쩍 넘어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평소보다 늦게 잠드는 생활 패턴이 며칠씩 이어지면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심각한 피로감이 몰려오기 쉽다. 최소 5시간 이상은 잠을 자도록 해 최대한 일상 활동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4. 적당한 활동량을 항상 유지하자
추운 설 연휴 날씨 때문에 쉬는 내내 집 안에서만 있는 사람들도 있다. 활동량이 부족하면 자칫 관절이나 호흡기 계통에 무리를 줄 수가 있다. 날씨가 조금 춥다고 해서 답답한 집안에서만 연휴를 보내기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가는 것도 좋다.

5. 아이들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이자
명절날 음식 준비를 하고 친척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술을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또래들과 놀게 된다. 아이들끼리 장난치고 놀다보면 여러 가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얼음이 꽁꽁 언 호수나 길을 걷거나 불빛이 거의 없는 시골길을 다니다 넘어지는 낙상 사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

6. 감염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자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아이들은 작은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친가나 외가만 다녀오면 감기나 열병에 걸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갑작스럽게 변화된 환경이 신체에 무리를 준 결과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 길에 나설 때에는 추위예방을 위해 충분히 옷을 준비하고 방을 너무 건조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야외활동 후는 물론 가축을 만진 후에나 흙장난을 한 후에는 꼭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7. 명절음식은 저칼로리 조리법으로 준비하자
풍성하고 맛있는 설 음식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아 평소보다 조금만 많이 먹어도 체중이 확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음식 조리법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식용유는 되도록 트랜스지방산이 없는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고, 고기는 볶는 것 대신에 삶아서 먹는 것이 좋다. 또한 튀김옷은 가능한 얇게 입히고 튀긴 후에는 그릇에 냅킨을 깔아 기름을 흡수하게 한다.

8. 주부들의 스트레스를 남편도 나눠 갖자
설 연휴가 시작되면 연휴 내내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집 안팎을 청소하고, 차례음식을 만드는 등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사회 곳곳에서 성차별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여성들이 도맡아하는 것이 사실이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든 주부들을 위해 남편들은 아내의 설날 스트레스를 같이 나눠야 한다.

9. 고향 나들이 때 개인 상비약을 챙기도록 하자
고향에 내려가 꿀 같은 연휴를 즐기기에도 바쁜데, 많이 먹거나 신나게 놀다보면 갑자기 아픈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연휴 기간에는 대부분의 병원과 약국들이 휴업을 하고, 문을 연 약국이 있더라도 위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간단한 소화제나 두통약 그리고 해열제 등은 미리 챙기는 것이 좋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신의 약을 꼭 챙겨가야 한다. 또한 설 연휴기간동안 진료하는 병원이나 약국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주저하지 말고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10. ‘완충시간’을 갖도록 하자
명절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완충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여유를 갖고 전날 아침에는 집에 돌아와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이런 완충시간을 통해 설 연휴 기간 중 흐트러졌던 생활 패턴을 일상으로 되돌려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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