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뒤 법정을 나서 호송차에 오르며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과 관련해 “권한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20일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에서 생중계된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를 통해 “청와대는 재판에 관여하거나 판사 개인에 대해 처벌하거나 징계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국정농단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해 공분을 샀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형식 판사 특별감사’ 청원은 사흘 만에 20만명의 지지를 얻으며 청와대 답변을 받을 조건을 충족했다.

정 비서관은 국민들의 법 감정과 다르다는 이유로 정 부장판사를 파면하거나 감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법상 권력분립 원리가 있다”며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관이 재판 내용으로 파면이나 징계 등 인사상 불이익 받을 위험 있다면 사법부 독립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 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06조 1항도 언급했다.

정 비서관은 “법관을 파면이 가능하려면 직무집행에 헌법이나 법률 위반했다는 사유가 있어야 하고, 혹은 사유가 있어도 국회로 넘어가 탄핵소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법관의 사실 인정, 법리 해석, 양형이 부당해도 법률 위반은 아니다. 법관의 고도의 재량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특별감사에 대해서도 “국회나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은 감찰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법관 비위가 있다면 징계는 가능하지만 사법부의 권한이다.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모든 권한 갖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다만 이번 국민청원에 담긴 국민의 뜻에 모든 권력기관이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비서관은 “국민의 비판을 새겨듣는 것이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 모두의 책무”라며 “청원의 뜻으로 드러난 국민의 뜻이 결코 가볍지 않다. 모든 국가권력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국민청원 제도에 대해선 “청와대가 해결사는 아니다. 모든 문제는 풀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을 경청하고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고 소통하는 것이 저희의 책무다. 어려운 질문이 오더라도 답을 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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