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운동이 문학, 영화에 이어 사진계로 뻗어 나갔다. 사진작가 배병우(68)가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할 시절 제자들에게 수차례 성희롱과 성추행을 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소나무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병우에게 과거 서울예대에서 가르침을 받았다는 A씨는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11월 배 교수님이 수업 도중 내게로 다가오더니 뒤에서 내 엉덩이를 움켜 잡았다”고 폭로했다. A씨에 따르면 배 교수는 수업을 한다는 핑계로 학생들을 자신의 작업실이 위치한 파주 헤이리로 자주 불렀다고 한다.

서울예대 졸업생 B씨는 “교수님이 나를 지목해 교수들 술자리에 호출해 술집 접대부처럼 대하고 다른 교수들이 지켜보는데도 신체를 만지고 술을 따르게 했다”며 “함께 제주도에 내려가자는 말을 자주했고 학교 근처 카페에서도 내 손을 잡고 다녔다”고 밝혔다.

서울예대 졸업생 C씨는 배병우가 다른 학생들과 교수가 함께 가는 ‘촬영 여행’에서도 성추행 및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배병우가 술자리에서 C씨를 포함한 다른 여학생들에게 신체 접촉을 했다고 말하며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또 C씨가 잡고 있던 방 키를 떨어뜨리자 “오늘 밤 방으로 오라는 신호냐, 끼 부리고 있네”라며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도 설명했다. 이 ‘촬영 여행’에 동행했던 남성 D씨 역시 “배 교수는 남학생들과는 말도 섞지 않았다”며 “여학생들의 허벅지를 잡고 자기 쪽으로 당겨 앉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여학생들에게 성관계 여부를 묻는 등 옆에서 듣기 불편한 성희롱을 자주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배병우 스튜디오 측은 “(배병우가) 해당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성폭력 교육을 이수하고 새로운 사회 분위기에 맞춰 가겠다. 공식적인 사과문도 논의 중”이라고 학생들을 성추행·희롱한 사실을 인정했다.

배병우는 1981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예대 사진과 교수로 재직했다. 우리나라 대표 나무인 소나무를 감각적으로 찍은 사진으로 이름을 알려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해외에서 자주 거론되기도 한 인물이었다. 과거 엘튼 존이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을 2700만원에 구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우승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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