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우연히 MBC 무한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는‘국민의원’이 된 것이다. 필자는 짧게나마 마이크를 잡았지만 통 편집 당했다. 그러나 함께 자리했던 직장동료가 쉬는 시간에 유재석의 두 손을 꼬옥 잡으며 간곡하게 발언의 기회를 요청했다. 직장동료는‘아동학대는 범죄다’, ‘아동학대 신고전화는 112’라며 아동학대 문제점과 예방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고, 해당 내용이 방송에 노출되면서 실제로 아동학대 관련 법을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아동학대, 전문적인 심리·정서적 치료를 통해 후유증 회복해야
고완석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팀장


현행 ‘학대피해아동 보호명령’에는 학대행위자의 퇴거, 접근제한, 친권행사 제한 등 학대행위자의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학대행위자의 아동학대를 멈추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학대로 인해 고통 받는 아동들을 찾기만 한다면 사회의 역할은 끝나는 것일까? 학대피해아동의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회복시켜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이후, 방송에 참여했던 모 국회의원실과 여러 차례 소통하면서 아동학대 관련법 개정작업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학대피해아동 보호명령’이 개정될 수 있었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학대피해아동 보호명령’에 학대 후유증 감소 등을 위한 학대피해아동 심리치료를 강화할 수 있는 법이 추가 되었다.

학대피해아동은 피부결손, 장기파열, 두뇌손상 등 신체손상을 입게 되기도 하며, 무력감, 애착형성 붕괴, 충동조절능력 저하, 정신병리 등 심리·정서적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대피해아동의 후유증 회복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심리치료와 더불어 전문적인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피해아동에게 심리치료와 상담을 제공하여 학대후유증 회복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학대행위자에게 교육과 상담, 치료 등을 통해 학대행위를 중단하고 아동에 대한 보호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하며, 아동과 가족이 안전한 보호망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은‘학대후유증 회복’, ‘가족기능회복’, ‘아동학대 재발방지’를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더 많은 학대피해아동과 가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에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을 포함해 61개소 뿐이다. 최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1명이 담당하는 아동 수는 6,360명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1인당 1,820명보다 약 3.5배 많은 상황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인프라 확대와 더불어 학대피해아동과 그 가정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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