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낙하산병으로 복무 중인 리다오저우(30)는 지난 3일 휴가를 얻어 가족과 함께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주변 아파트에 큰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파트 관리회사 직원과 함께 현장을 향했습니다. CCTV에 잡힌 모습을 보면 커다란 소화기가 두 손에 들려 있습니다.

리다오저우. 왕이망

화재 현장으로 소화기를 들고 달려가는 리다오저우. 왕이망

화재 현장으로 뛰어 들었던 리다오저우는 잠시 뒤 화염 속에서 한 할아버지를 업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불길 속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할머니와 함께였습니다.

화재 발생 현장. 왕이망

노부부를 구출해 낸 리다오저우는 아직 불길 속에 노부부의 51세 뇌성마비 장애인 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내 딸을 살려달라”고 소리쳤습니다. 리다오저우는 잠시 생각한 뒤 다시 세번째로 불길 속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은 뒤 내부 수색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노부부의 딸을 업은 채로 쓰러져 숨져 있던 리다오저우를 발견했습니다. 숨쉬기 힘든 상황에서도 노부부의 딸을 업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힘에 겨웠고 연기에 방향을 잃었던 듯합니다. 이웃들은 “우리 시대의 영웅”이라고 칭송했습니다.

리다오저우의 군 기록. 왕이망

리다오저우는 올해 13년째 복무 중입니다. 지난해 복무 연한이 차서 퇴역할 수 있었지만 그대로 군에 남기로 했답니다. 그는 자신의 복무 기록지 ‘개인의 이상(理想)’을 적는 란에 “사회에 유용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리다오저우와 가족. 펑파이

리다오저우는 부인과 5세 아들, 그리고 9개월 된 딸을 남겨뒀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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