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인영이는 유치원에 다닌다. 엄마가 보고싶다고 울기도하지만 씩씩하게 잘 다닌다. 9월이면 치료가 종결되고 아내도 복직을 해야하기때문에 미미리리 적응을 할 시기다.

최근 'WONDER'란 영화를 봤다. 주인공 ‘어기’는 태어날 때부터 기형으로 태어나 27번의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10살이 돼서야 헬멧을 벗고 학교를 간다. 왕따도 당하고 힘든 학교생활을 하던 어기가 1년 뒤 최고의 학생 상을 받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인영이가 또래보다 1년 늦게 지난 주 유치원에 입학했다. 첫날 인영이를 데려다 주는 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인영이가 유치원에 가는 날은 아내나 나나 상상으로 만으로도 행복했던 일이었다.

인영이는 유치원이 좋은 지 몇 밤만 자면 유치원에 갈 수 있냐고 묻곤 했다. 그리고 드디어 첫 날에는 누구보다 제일 먼저 일어났다. 야채와 김치는 외면했던 인영이가 유치원 첫날 김치와 야채를 다 먹었다. 그리고 남자친구 2명, 여자친구 1명을 사귀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늘 인영이는 유치원에 갔다가 열이 나서 조퇴를 했다. 평범한 다른 아이들이었으면 그냥 지나갔을 일이지만 인영이에게 열이 난다는 것은 큰일이다. 엄마가 서둘러 가보니 인영이는 보건실에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은 꼭 유치원에 가겠다는 것을 엄마한테 약속한 뒤에야 보건실을 나섰다.
2년전 이랬던 인영이가 건강해져서 유치원에 갔다. 참 감사한 일이다.

인영이에게 유치원은 새로운 세상이다. 집과 병원밖에 모르던 인영이에게 유치원은 신나고 즐거운 곳 같다. 인영이가 아무 문제없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생이 됐으면 좋겠다. 그때는 이 지겨운 병마에서 벗어나있을 수 있겠지. 내일 아침에는 인영이 손을 잡고 같이 출근해야겠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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