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배현진 전 아나운서가 길환영 전 KBS 사장의 입당 소감을 듣고 있다. 뉴시스

배현진 MBC 전 앵커가 9일 자유한국당 입당환영식에서 “조명창고로 대기발령을 받는 등 MBC에서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자 MBC가 ‘조명창고’ 사진을 공개했다.

9일 MBC에 따르면 배현진 전 앵커가 근무했던 곳은 실제 조명창고로 쓰이는 공간은 아니었다. 사무실 바깥쪽에 조명이 쌓여 있기는 했지만 엄연히 보도국 내 사무실이다.

사진=MBC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과 정상화 과정에서 회사 내부에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임시로 만든 듯한 사무실에는 ‘보도본부 사무실’이라고 인쇄된 종이가 붙어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컴퓨터 없이 전화와 TV, 에어컨 등만 설치돼있는 것을 두고 “면벽수행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배 전 앵커에게는 노트북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MBC

관계자는 “미발령 상태 직원의 근무장소는 상암 MBC 미디어센터 6층 사무공간”이라면서 “조명기구들이 복도에 놓여있지만, 엄연한 보도본부 내 사무공간이다”라고 말했다.

또 배 전 앵커가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반박하며 “이 사무실에는 지난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미발령 상태’ 직원들이 근무한다”고 설명했다.

대기발령이란 근로계약관계는 존속시키면서 근로제공을 일정기간 정지·금지 또는 면제시키는 인사처분을 말하는데, 일시적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미발령 상태는 아직 발령이 안 난 상태를 말한다.

사진=MBC

2008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배 전 앵커는 2010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를 맡았다. 2012년 MBC 노조 파업에서 복귀한 뒤 MBC 최장수 여성 앵커로 우뚝 섰다.

이어진 파업 결과 MBC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배 전 아나는 앵커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러다 휴가 중이던 7일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보통 퇴사자는 면담과정을 거치고 남은 연차를 모두 소진한 뒤 사직서를 제출하지만 배 전 앵커는 사직서 제출 당일 7일자로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 전 앵커는 ‘자유한국당’을 택했다.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입당환영식에서 “2012년 MBC 파업 때 노조가 주장하던 파업의 정당성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파업 참여 100일 만에 파업 불참과 노조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며 “연차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며 자찬했다.

그러면서 “이후 인격적 모독감을 느낄만한 음해와 공격을 받아왔고, 약 석 달 전 정식 통보도 받지 못한 채 8년 가까이 진행해 온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해야 했다”며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회사 조명기구 창고에서 대기 상태로 지내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MBC 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면서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이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단 결심을 했다”고 정치입문 배경을 설명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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