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뉴시스

서훈 국정원장이 13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와 북한 비핵화, 한일 협력 등을 주제로 면담을 가졌다. 현정부 들어 우리나라 인사와 면담할 때마다 논란으로 떠올랐던 ‘의자 외교’는 일어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북·미 대화 가능성이 커지며 ‘재팬 패싱’을 우려한 아베 총리가 서 원장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게 아니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2016년 12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일본에 방문하는 외국 특사와 만날 때 자주 의자의 높이와 디자인에 차별을 두었다. 본인은 검은색 바탕에 금색 무늬가 있는 높은 의자에 앉고, 상대방은 무늬가 없는 분홍색 낮은 의자에 앉히는 식이다.

지난해 12월 14일에는 시간만 다를 뿐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면담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의자를 다르게 제공하면서 이같은 의혹이 더욱 짙어진 바 있다. 같은달 1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도, 그보다 앞선 5월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에게도 낮은 의자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가 상대방 외교사절보다 높은 위치에 앉아 내려다보는 자세를 취하면서 외교적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2017년 12월 14일 아베 총리와 면담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뉴시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번 면담에서 서 원장에게 본인과 똑같은 의자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미 주도로 돌아가는 한반도 문제를 두고 일본 측이 ‘재팬 패싱’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남한의 적극적 주도로 북·미 대화 성사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 원장과 아베 총리 간의 사전 조율이 이뤄졌는지는 알려진 바 없으나 현장을 취재했던 일본 기자 중에서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스스로 의자 외교 전술을 개선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우승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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