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조사 때와 사뭇 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과정은 너무 조용하게 진행됐다. 자택 앞에도, 검찰청사에도 그의 소환을 반대하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지지시위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찰과 취재진만 분주했다.

◆ 논현동 자택, ‘이명박 구속’ 1인 시위만…


14일 이른 아침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 앞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자택 근처로 들어오는 골목에서 출입을 통제했다. 집 앞에는 경찰과 취재진만 북새통을 이뤘다. 자택 근처에 배치된 경찰병력은 모두 5개 중대, 400명이었다.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인근 주민들조차 얼굴을 내밀지 않아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명박 구속,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비리재산 환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자 외에는 ‘시위의 풍경’이 펼쳐지지 않았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때 지지자들이 자택 주변을 가득 메웠던 모습과 달랐다.

이명박정부의 청와대에 몸담았던 측근들만이 속속 자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두 과정을 수행키로 한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류우익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자택에 들어가 이 전 대통령의 출두 준비를 도왔다.

취재 경쟁은 사뭇 치열했다. 새벽부터 촬영 및 카메라 기자들이 집 앞에 진을 치고 자리를 선점하느라 신경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욕설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 서울중앙지검 앞, 진보단체 ‘MB 비판’ 기자회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주변도 조용했다. 지난해 3월 21일 진보와 보수단체가 맞서며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두 때와 딴판이었다. 오전 7시30분쯤 서울중앙지검 동문 앞에는 취재진과 경찰 10여명만 자리를 지켰다.

오전 8시가 되자 트럭 한 대가 청사 동문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정차했다. 트럭에는 ‘이재용 항소심 강력규탄' '이명박 즉각 구속' '사법부 전면개혁 촉구'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차 아래편에는 ‘모든 죄는 밝혀졌다! 이명박 즉각 구속하라'는 현수막이 자리 잡았다.

청사 서문 앞에는 한 여성이 검은색 외투와 흰 모자를 쓰고 ‘MB 구속, 국민을 믿고 이명박 구속수사'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역시 별다른 지지시위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 구속 촛불시민행동, MB구속 국정원 적폐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전국 네트워크 등의 단체는 이 전 대통령 출두에 맞춰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전 9시에는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가 법원 삼거리에서 ‘이명박을 구속하라'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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