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MB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14일 “사건의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사건’은 같은 날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뇌물수수 등 20가지 안팎의 혐의를 뜻한다. 한때 이 전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심복이던 그가 이제는 가장 큰 위협이 됐다.

이명박정부 청와대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4억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1차 공판기일에서 발언권을 얻어 모두발언을 했다. 그는 “제 잘못으로 물의를 빚고 법정에 서게 된 것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여생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며 “전후사정이 어찌됐든 우를 범해 국민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사죄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어 이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 전직 대통령이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도 사건의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남은 수사와 재판에 참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앞선 검찰조사에서도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의 지원 동향을 일정 부분 보고했으며, 사적인 목적으로 국정원의 자금을 받은 것도 아니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구치소에 수감된 뒤로 이 전 대통령 측과는 면회도 하지 않는 등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2년 선배이기도 한 김 전 기획관은 1977년부터 시작해 이 전 대통령과 40여년간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인수위 시절부터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인수위 비서실 총무 담당 보좌역, 청와대 총무비서관, 총무기획관을 지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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