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소환돼 조사를 받은 14일 서울중앙지검 옆 법원종합청사에서는 이 전 대통령 최측근들의 재판이 열렸다. 이 전 대통령 40년 지기이자 ‘MB집사’로 불리는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자신의 재판에서 “사건의 전모가 국민에게 알려지도록 수사와 재판에 최대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를 밝히는데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 전 기획관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의 1회 공판기일을 나란히 진행했다. 김 전 기획관 변호인 측은 이날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법리적으로 다툴지 여부는 추후 의견서를 통해 밝히겠다”고 전했다.

재판이 끝날 무렵 김 전 기획관은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그는 직접 준비해온 원고를 꺼내 “지금 이 시간 전직 대통령이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언급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제 죄에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여생동안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전후사정이 어찌됐든 우를 범해 국민 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검찰 수사 초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이 전 대통령을 보호했던 그의 심경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 뉴시스

앞서 재판이 진행된 김 전 비서관 측은 “사실관계가 일부 다른 부분이 있고 뇌물 및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법리적으로 다툴 예정”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 재판은 각각 다음달 19일, 11일 열릴 예정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08년,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 4억원을 현금으로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하려던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입막음 용도로 특활비 5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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