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고 있는 지난 13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샤오야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이 ‘부장 통로’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부장 통로’는 중국 주요 기관의 부장(장관급)들이 다니는 전용통로로 거의 유일하게 기자들의 취재가 허용된 공간이다.

중국 관영 CCTV로 생중계되고 있는 가운데 붉은 옷을 입은 여기자의 질문이 시작됐다. 질문이 40여초간 이어지자 옆에 있는 파란 옷의 여기자가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고 급기야 흰자위만 남겨둔 채 눈을 흘기는 장면을 연출했다.


중국 네티즌 수사대들은 ‘인육수색’(人肉搜索·신상털기식 개인정보 수집)에 나섰다. 파란 옷을 입은 여기자는 제일재경 방송의 량샹이 기자였고, 붉은 옷의 여기자는 전미방송국의 장후이쥔 국장이었다. 량샹이 기자의 경우 이번 전인대 취재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중국 SNS 웨이보 상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두 여기자와 똑같이 옷을 입고 당시 상황을 흉내내는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열띤 찬반 토론도 이어지고 있다. “잘한 일이다. 나라도 그랬겠다” “의미도 없는 질문이었다. 당신의 정직함에 박수를 보낸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아무리 지겨워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나무라는 여론도 많았다.

영국 BBC는 당국의 강도높은 검열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중국 언론인들도 조금이라도 못마땅한 질문조차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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