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위기론에 대한 해법을 문화영향평가에서 찾아야 한다는 담론이 나왔다.

현 정부는 국정목표에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포함하고, 이를 위한 국정과제의 하나로 ‘도시경쟁력 강화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뉴딜 추진'을 설정했다. 도시재생뉴딜은 ‘기존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주도의 지속가능한 도시 경쟁력 회복'을 목적으로 2018년부터 본격화된다.

이와 관련,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평가센터 정책평가팀 이상열 팀장과 박종웅 부연구위원은 14일 발표된 ‘웹진 문화관광 3월호’를 통해 “쇠퇴하는 지역은 개발보다 활력회복 모색이 더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많은 도시가 인구 감소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러한 변화에는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심화된 경제적 양극화, 청년 실업, 시대 변화 등으로 인한 만혼과 비혼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 고령화 등 다양한 요인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진단했다.

한국사회는 예상보다 더 빨리 인구절벽을 맞이했고, 총인구도 2031년에 정점에 도달한 후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구도심에 스마트도시를 추진하는 도시정책이 제시되는 것을 비롯 도시개발을 통한 성장보다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지역의 활력 회복에 성공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쇠퇴에 대응한 도시재생사업들에서도 시설 위주의 하드웨어 조성을 통해서 쇠퇴지역의 성장이나 개발을 도모하려는 성장지향적 패러다임을 답습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문화영향평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영향평가는 ‘문화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문화정책의 방향과 그 추진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문화의 가치와 위상을 높여 문화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문화기본법」에 근거한다.

이 법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계획과 정책을 수립할 때에 문화적 관점에서 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문화적 가치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법 제5조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문화영향평가의 시행 목적은 각종 계획과 정책의 수립이 문화적 관점에서 국민 삶의 질과 문화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에 기여하는 데 있다.

이들은 “기존 문화영향평가 대상 중에 도시재생 유형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서 도시재생이 중요하게 부각된 상황과도 관련된다”며 “원도심재생은 주민의 공동체성과 창조성, 문화적 다양성과 문화경관 등과 같은 문화적 관점의 접근을 더욱 필요로 한다”고 역설했다.

문화영향평가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는 인천 부평구 ‘인천을 선도하는 지속가능 부평11번가’ 등 18개 중심시가지형 시범사업에 대한 문화영향평가와 컨설팅을 실시하고, 사업별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 평가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이들은 “18개 중심시가지형 시범사업들의 신청 계획을 보면, 공통적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통한 지역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추진 목적 또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시설 위주의 물리적 재생을 중심으로 하거나 지역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내용이 구체화되지 못한 사례들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시재생에 요구되는 문화적 관점뿐만 아니라 도시재생뉴딜이 지향하는 목적과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제, “문화영향평가 및 그 과정에서 수행되는 문화컨설팅을 통해 대상 지역과 주민의 역사적·문화적·사회적 경험과 가치가 반영된 도시재생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정책적으로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문화영향평가의 역할은 유엔에서도 관심을 표명한 이슈다.

유엔은 2015년 2030 의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설정했다. 그간 문화 분야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 온 ‘문화와 발전', ‘문화다양성',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들이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계되며 반영됐다. 지역 혹은 도시에 관한 목표들에서도 이들 개념이 중요하게 대두됐고 실제로 국내외의 도시재생에서 문화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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