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산은 잘 챙기셨나요? 출근길엔 더 거세게 쏟아졌는데요. 깜빡 잊고 집에 두고 나온 분들은 여간 낭패가 아니었을 겁니다. 비오는 날의 추억만큼이나 우산에 얽힌 기억도 많지요. 대부분 이런 상상을 한 번 쯤 해봤을 것 같은데요. 처량하게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나에게 누군가 우산을 씌워주는 환상 같은 일을, 하지만 현실에선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봄비가 억수로 내리던 15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큰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한 아이에게 우산을 건넨 일을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우산에 관한 일화도 털어놨습니다. 그는 “괜히 아침부터 눈물이(난다)”고 했습니다.

이 네티즌은 이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아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가 몸보다도 더 큰 가방을 메고 비틀 거리며 뛰어가고 있었답니다. 차를 급히 세운 그는 우산을 꺼내 아이에게 쥐어줬습니다. 그런데 바로 뒤에 아이 누나도 비를 맞으며 뛰어오고 있었다네요. 가진 우산이 하나 밖에 없어 무척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이 자신의 큰아이 친구 동생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퇴근길 여동생이 막내 동생을 업고 오빠와 함께 골목을 서성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합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것 세 남매의 처지가 남일 같지 않아 우산을 건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어린시절 우산에 대한 일화를 풀어냈습니다. 가난해서 넷째딸인 자신에게 돌아올 우산이 없었다며 비를 맞고 학교에 뛰어간 일을 떠올렸습니다. 좀 전 그 아이들처럼 말이죠.

비에 젖은 채로 걸레를 들고 교실 바닥을 닦던 자신의 모습이 스쳐지나 갔다고 합니다. 빗물에 감춰진 눈물을 흘리던 모습도 말이죠. 그러면서 ‘왜 선생님은 수건을 내밀어 주지 않았을 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글 전문>


간만에 쉬는날인데..
비가 억수로 오는 바람에 남편 회사 태워다 주고..
큰아들 학교 델다주고 오는길..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아이를 발견...
급 차를 세우고 아이를 불러 트렁크에서 우산하나를
꺼내 손에 들려 주었습니다.
이제 일학년 입학한 아이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누나는 어딨냐는말에 제 뒤를 보길래..
돌아보니 빛의 속도로 뛰고 있더라구요...
하필 우산이 하나밖에 없어서 얼른 누나랑 같이 쓰고 가라고 했는데.... 어쨌을지....
친하진 않지만 중학교 입학한 큰아이 친구들의 동생들...
퇴근길이면 여동생이 막내동생을 엎고 오빠와 같이 누굴기다리는지 골목에 나와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곤해서..
그아이들은 저를 모르지만 저는 그아이들을 알고 있어서..
비맞고 가는 그 모습이 남일 같지 않았습니다.
허리가 많이 구부신 할머니와 같이 사는지..
아들 말로는 엄마 아빠는 이층에 산다고 들었던것 같지만..
늘 할머니와 같이 있는 모습만 봐왔기에...
왜 우산도 안쓰고 학교가냐는 물음 보다..
늦어도 우산은 꼭 쓰고 다녀..라는 말과 함께 우산을 건내주었습니다.

어렸을적 왜그리 가난했을까요...
새벽녁 이른아침 출근한 엄마...
비가 오는 날이면 넷째딸인 제 몫의 우산따윈 없었었는지.
비를 맞으며 학교에 갔는데...
얼마나 뛰었는지..자리에 앉았는데듀 헐떡이는 숨소리가 잦아들지가 않더라구요..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제이름을 부르고 일어나라고
일어났는데 머리에서 부터 다 젖어 물이 뚝뚝....
선생님이 왜 우산은 안쓰고 왔냐는 말에....아이들이 다 쳐다보는 상황 차마 집에 우산이 없다고 말을 할수가 없더라구요.. 아무말도 없이 서있으니...
걸레 갖고 와서 바닥을 닦으라네요...그리고 뒤로 가라고
뒤에 서서 수업을 듣는 내내 아이들은 물에 빠진 생쥐꼴로 걸레들고 뒤에 서있는 저를 힐끔 거리는 그 모습이..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왜 그리 가난했을까요?
왜 선생님은 수건을 내밀어 주지 않았을까요?
비오는날 비맞고 가는 아이를 보면.....
어렸을적...제 모습이 생각이 나네요..
빗물에 감춰 눈물을 흘리던.....쪼꼬만 여자아이...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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