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엄마가 조성한 공간. 제니퍼 드아로요 페이스북

행여 다칠까 조심조심, 혹여 아플까 안절부절. 엄마에게 딸은 피붙이 그 이상입니다. 어떤 날은 분신이었다가, 또 어떤 날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늘 딸 대신 아플 수 없어 속상해 하던 엄마는 눈앞에서 딸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퐁탈리에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는 제니퍼 드아로요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제니퍼 드아로요 페이스북

그녀는 끔찍한 일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8월 친척 결혼식에서 8살 난 딸 맬뤼 드아로요를 잃어버린 겁니다. 엄마에게 이보다 중요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딸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녀야 했기에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없었습니다. 고심 끝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동료들은 만류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휴가를 십시일반 모아 그녀에게 선물했지요. 덕분에 엄마에게는 무려 ‘3년의 휴가’가 생겼습니다. 1300여명의 동료 그리고 병원 노조는 그녀가 딸을 찾는 동안 직장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언제든 다시 돌아올 곳을 만들어 준 겁니다.

모두의 간절한 염원에도 딸 맬뤼는 지난달 6일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유괴된 후 살해당했다고 했습니다. 비극이었습니다.

사건은 종결됐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휴가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다시 휴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건 종결 전보다 그녀에게 휴가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지친 몸과 다친 마음을 치유하며 상처를 돌보길 바랐습니다.

딸의 시신이 발견된 후 그녀의 동료 리디 르페브르는 “지난 여름 일어난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비극을 맞은 아이, 끝내 딸을 품지 못한 엄마. 하지만 그녀가 다시 세상을 살아갈 힘을 내는 것은 아마도 온 마음을 다해 슬픔을 나눠주고 고통을 덜어준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이는 세상을 떠나면서 엄마에게 귀한 친구 1300명을 안겨주었습니다. 아이의 명복을, 엄마의 행복을 바랍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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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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