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26일 여야 원내대표들과 만나 “대통령 개헌안이 오늘 국회에 도착한다. 헌법 절차에 따라 5월 24일까지는 국회가 이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하는 책무가 생겼다”고 말했다. “개헌의 공이 오늘부로 완전히 국회에 넘어 왔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작년 1월에 개헌특위 만들고 지금까지 헌정사상 가장 길게 국회 특위를 운영했음에도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에게 송구하다. 그러나 저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안이 국회로 왔으니 정치권에서 그것을 용광로에 녹여 단일안을 만들어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이 지적한 것은 ‘시기’였다. 그는 “아직도 각당이 개헌의 시기를 놓고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부터 한 달 안에 국회가 단일안을 만들어낸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시기는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금부터 정부안와 각 당의 안을 잘 절충해 합의안 만들어내면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과 국민에게 시기 조정을 건의하겠다는 뜻이다.

정 의장은 “이제 각 당이 정말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가 백년대계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지혜를 모아 성공적인 개헌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번 9차 개헌은 멀게는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 변화와 시대정신의 흐름 담아냄으로써 제헌 헌법의 정신을 새롭게 정비하는 것이고, 가깝게는 촛불혁명에 이은 전직 대통령의 잇단 구속 등 정치적 혼란 속에 우리 민주주의를 새롭게 정립하는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15개월 동안 여야 지도부가 이 문제를 마주앉아 논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국회가 제 할 일을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그런데 야당에서 발의하는 과정과 내용에 부정적인 딱지를 붙이는 데 여념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합의안 만들면 대통령 개헌안은 철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늘이라도 당장 8인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전자결재’에 다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순방 중 전자결재로 개헌안에 서명했다고 하는데, 예의를 갖추지 못한 이 개헌안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불쾌감을 갖게 된다”며 “이는 독재 개헌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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