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부천 세종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왼쪽)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심장이식센터장·오른쪽)이 27일 국내 최장거리 심장이식을 받은 이문복(61·가명·가운데)와 퇴원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세종병원 제공

“150일간의 기다림 끝에 저에게도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그분이 못다 한 삶 제가 이어받아 더욱 열심히 봉사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최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이문복61·명) 씨의 퇴원 소감이다.

이씨는 국내 심장이식 환자가운데 가장 먼 거리를 날아와 수술을 받은 최장거리 심장이식 환자로, 지난 8일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퇴원했다.

메디플렉스세종병원의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심장이식센터장)과 부천 세종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을 중심으로 한 세종병원 심장이식 전담팀은 지난 1월29일 제주 한라병원에서 발생한 뇌사자가 기증한 공여 심장을 당일 오전10시에 적출하여 제주공항으로 운반한 후, 오전 11시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으로 수송, 오후 12시에 다시 구급차로 부천 세종병원까지 운반해 심근병증과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던 이문복 씨에게 이식해주는 데 성공했다. 무려 600㎞에 이르는 먼 거리를 이동한 셈이다.

세종병원은 1994년, 민간병원 최초로 헬기를 이용하여 부산에 있는 공여자의 심장을 적출, 부천에 있는 수혜자에게 문합하여 대한민국 최장거리 심장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심장이식팀의 재정비를 거쳐 2015년부터 다시 활성화하여 진행하던 중 이번 민간병원 최초로 제주-경기 간 국내 최장거리 이식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으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

심장이식 대기자로 KONOS(Korean Network for Organ Sharing,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되면 엄격한 평가 기준에 따라 이식 순서가 정해진다. 그 순위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뇌사자의 심장을 받아 심장 이식을 진행하게 된다.

심장 이식 수술은 뇌사 공여자의 심장을 적출하여 심정지 용액과 저온 보존법을 이용해 수혜자의 몸에 연결,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시간(심근 허혈 시간)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다.

보통 심근 허혈 시간이 4시간을 넘으면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번 이식 수술의 경우, 3시간 30분여 만에 공여자 심장 적출부터 수혜자 심장 문합까지 이루어졌다.

세종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 거리인 제주도에서부터 심장을 운반해야 하는 데다가 기존에 이미 심장수술을 받아 유착이 심한 환자라 까다로운 케이스였으나 다행히 4시간 이내에 문제없이 수술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최장 거리 이식 성공은 앞으로 세종병원이 국내 어느 지역에서 발생한 공여자라도 얼마든지 안전하고 신속하게 성공적으로 심장이식수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심장이식센터장)은 “의료기관, 항공사, 공항 간의 협력이 잘 이루어져 적출부터 이식 수술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면서 “이문복 씨는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하여 앞으로는 특별한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심장병 치료를 선도해 온 부천 세종병원은 1990년대에 중단되었던 심장 이식 수술을 2016년 6월부터 재개하여 말기 심부전 환자들에게 새 삶을 심어주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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