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했다는 보도가 간혹 나옵니다. 실제로 멧돼지가 눈앞에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그려보는 분이 꽤 있나 봅니다. 갑자기 멧돼지를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취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도심으로 내려온 멧돼지들은 사실 기득권 싸움에서 밀린 불쌍한 녀석들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원명 박사는 “개체수가 많아지니까 자기들 내부에서 밀린 애들이 도심으로 나오는 거라고 봐야죠”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식지는 줄어드는데 개체 수는 늘다보니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약한 녀석들이 도심으로 밀려난다는 것이죠.

심지어 멧돼지는 생긴 것과 달리 소심한 동물입니다. 산에서 만난다면 아마 멧돼지가 먼저 도망갈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도심에 내려온 멧돼지는 낯선 환경 때문에 매우 예민해진 상태라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닥치면 절대 뛰거나 소리를 지르면 안 됩니다. 대신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뒷걸음질로 장애물 뒤에 숨어야 합니다.

숨는 게 상책인 이유는 멧돼지의 시력이 매우 안 좋기 때문입니다. 김원명 박사는 “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실루엣처럼 보이거든요. 움직이면 그걸 인식을 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우산이 있다면 펼쳐서 그 뒤에 숨는 것도 방법입니다. 눈이 나쁜 멧돼지는 우산을 바위로 착각해서 피해가기도 한답니다. 새끼 멧돼지를 만나더라도 만만하게 보지 말고 빨리 피하세요. 멧돼지는 자식에 대한 보호 본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주변에 어미 멧돼지가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몸을 피한 뒤 119에 신고하면 포획 작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멧돼지 입장에선 억울할지 모르겠습니다. 기득권 싸움에서 밀린 것도 서러운 소심한 동물인데 사람들이 겉모습만 보고 이렇게 무서워하니 말이죠. 심지어 그냥 배가 고파서 음식을 찾아 돌아다닌 것 뿐이잖아요. 멧돼지는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텐데 말이죠.

뉴스 소비자를 넘어 제작자로
의뢰하세요 취재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취재대행소 왱'을 검색하세요
[카카오 친구맺기][페이스북]
[취재대행소 왱!(클릭)]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