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진 아이... 지난 15일 호평 속에 종영된‘마더’라는 드라마 1회에 나온 장면이다. ‘마더’는 아동학대를 주요 내용으로 다루었는데 1회의 쓰레기봉투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러한 드라마 외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필자는 이렇게 매체를 통해 아동학대가 조명되는 것이 대중들에게 아동학대의 실상을 알리는데 긍정적이라 생각된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준비 과정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권주영 경기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팀장


2016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 신고접수 사례는 총 29,674건이고, 신고접수 중 응급아동학대의심사례 및 아동학대의심사례는 25,878건이다. 아동학대의심사례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를 통해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수는 18,700건으로 아동학대의심사례의 72.3%에 달한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2016년에는 전년대비 54.5%가 상승했다.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가 매년 증가한다는 통계는 잇따른 아동학대 사망・사건으로 인해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민감도 등이 증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신고접수는 증가되고 있으며, 2018년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조기에 아동학대를 발견할 수 있도록‘아동학대조기발견시스템’을 도입했다. 아동의 안전한 보호체계가 마련되는 것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입장에서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학대피해아동들을 직접 만나는 한 사람으로서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신고와 현장조사 못지않게 학대피해아동들을 원가정 내에서 건강하게 성장 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적인 사례관리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늘어난 신고와 함께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관리하는 가정 수도 증가하고 있다. 경기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1인당 평균 50가정 이상을 관리하고 있다. 늘어나는 신고만큼이나 전반적인 사례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안정적인 준비가 되었는지 염려가 된다.

2016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에 재학대 사례는 총 1,591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건수 대비 8.5%비율이다. 재학대의 경우 상습적인 아동학대가 발생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심각한 아동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전문적인 사례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통계수치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전국에 61개소뿐인 현재의 인프라 속에서는 전문적 사례관리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의 부족한 인프라로는 스스로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학대행위자에게 ‘그것은 아동학대 행위이며, 앞으로 아동학대를 하면 안 된다’라는 점을 인지시키는 모니터링 위주의 사례관리 외에는 진행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아동의 후유증회복과 재학대 예방, 가족기능강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사례관리는 힘든 상황이다. 학대피해아동의 안전한 보호를 위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를 통해 신속한 조치 및 상담 등의 전문적인 사례개입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전국에 61개소뿐인 현재의 인프라 속에서는 오롯이 상담원들의 업무 부담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아동들의 생명과도 직결된 아동학대를 다루는 현장이기에 상담원들의 심리적 부담을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재도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신고접수 된 학대피해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현 정부의 고민과 앞으로 진행 될 계획들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만 좀 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학대 조사 단계뿐 아니라 이후의 사례관리 단계까지 근본적인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함으로써 더 이상 아동학대로 고통 받는 아동들의 뉴스가 전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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