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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평, ‘이단의 온상’ 될라…지역 교계·주민 신천지박물관 결사 반대

신천지, 청평면 청평리 임야·대지 2만1720㎥ 박물관 부지로 약 100억원 주고 구입해

신천지가 지난 2월 박물관 신축을 위해 매입한 경기도 가평 청평4리 부지 근처에 ‘아름다운 고장 청평에 신천지 집단 박물관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플래카드 뒤로 ㈜경기제사공업의 소유였던 폐공장 건물이 늘어서 있다.

한국교계가 대표적인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관광지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군 일대에 신천지 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평에는 이미 신천지 교주 별장에 이어 통일교에서 세운 병원과 박물관 등 주요 이단들의 시설이 몰려 있어 지역사회 및 교계의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다.

5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신천지는 지난 2월 가평군 청평면 청평리 일대의 임야·대지 2만1720㎡를 약 100억원에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신축 부지 인근의 청평4리 지역 주민들에 의해 드러났다.

홍영해 청평4리 이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지난달 2일 청평4리 마을회관을 방문해 마을 인근에 박물관을 세우니 앞으로 잘 지내자고 하면서도 소속을 밝히지 않았다”며 “의아하게 여겨 당일 등기부를 확인해 보니 신천지예수교회 대표 이만희가 2월 7일 매입했다고 나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천지가 매입한 청평4리 거리 곳곳에는 ‘아름다운 고장 청평에 신천지 집단 박물관 결사반대’ ‘관광의 도시 청평을 신천지로부터 지켜내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수십 개가 걸려 있다. 신천지는 이에 ‘대한민국의 전통과 역사를 알리는 자랑스러운 청평 박물관’ ‘청평을 문화도시로 우뚝 서게 할 청평 박물관’ 등의 문구가 적힌 맞불 플래카드를 내건 상태다.

지역 교계와 주민들은 신천지 박물관 건립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순영(청평교회) 집사가 지난 4일 청평 경춘로에 위치한 신천지 예배장소 앞에서 박물관 건립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순영(46·청평교회) 집사는 지난 1일부터 청평의 신천지 신도들이 예배장소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신천지 박물관을 중심으로 이들이 가평에서 세력을 키우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며 “신천지가 교회에 침투하거나 청년들에게 정체를 숨기고 포교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평기독교연합회(가기연)는 4일 경기도 가평 가평장로교회에서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를 구성하고 신천지 박물관 건립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가기연은 오는 15일 이단대책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지역주민들과 함께 신천지 박물관 건립을 반대하는 ‘청평지키기걷기대회’를 추진키로 했다.

지역 주민 김복배(57)씨는 “가평은 관광 수입에 의존하는 지역인데 신천지 박물관이 들어서면 이미지가 나빠져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 주민 대다수는 박물관이 들어오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평중학교에 다니는 신모(14)군은 “학생들 사이에서도 신천지 박물관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며 “신천지 박물관이 생기면 외부에서 가평을 신천지 도시라며 안 좋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평군에는 교계가 규정한 여러 이단의 시설이 들어와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신천지는 청평면 고성리에 ‘평화의 궁전’으로 불리는 연수원, 설악면 선촌리에 교주 이만희의 개인 별장을 두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대신 등으로부터 이단 판정을 받은 통일교는 설악면 송산리 일대에 천정궁전, 종합병원, 박물관, 숙박시설 등을 세워 ‘통일교 왕국’을 조성한 상태다. 예장통합이 이단으로 판정한 한국기독교에덴성회는 청평면 상천리 일대에 집회 장소인 ‘알곡성전’, 위락시설인 에덴휴게소 등을 지어 운영 중이다.

가기연 이대위원장인 정성기(가평교회) 목사는 “가평 지역에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들이 몰려들고 있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위기를 통해 교계가 함께 기도하며 지역 문제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이단의 산지를 물려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평=글·사진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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